“이 휴대전화는 악성 앱에 감염돼 있는데요. 화면이 꺼져있는데도 범죄 조직은 이렇게 카메라를 실시간으로 작동시켜 피해자의 주변 상황을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의 모든 기능이 장악되기 때문에 전화금융사기 조직은 112(경찰)를 가장해 피해자에게 전화도 걸 수 있죠.”
29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홍관희 정보보안센터장은 실제 악성 앱이 단말기를 장악하는 과정을 시연하며 이 같은 피해에 대응하는 LG유플러스의 보안 전략을 공개했다.
LG유플러스는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모니터링부터 범행 대응, 긴급 대응까지 단계별로 체계도 촘촘하게 구축했다. 모니터링 단계에서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전화금융사기·스미싱 위협을 탐지하고 스팸 문자와 악성 URL 접속 차단 등의 조치를 한다. 실제 범죄 조직이 전화로 보이스피싱을 시도할 때는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가 보이스피싱을 감지해 고객에게 경고한다. 고객의 악성 앱 설치가 확인돼 즉각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즉시 카카오톡을 통해 알림톡을 발송한다. 알림톡을 받은 고객은 LG유플러스 매장에 상주 중인 보안 전문 상담사나 인근 경찰서의 경찰관에게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2023년 7월 최고경영자(CEO) 직속 보안 전담 조직인 정보보안센터를 신설한 후 △보안 거버넌스 △보안 예방 △보안 대응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보안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보안센터가 독립적인 위치에서 정보보호를 총괄하고, 블랙박스 모의해킹을 통해 잠재된 취약점을 발굴하며 사이버 위협에 대비하는 것이다. 또 AI 기반의 관제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2027년까지 LG유플러스에 특화된 제로 트러스트(모든 접근을 신뢰하지 않고 항상 검증을 수행하는 보안) 모델도 구축하기로 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공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정보보호분야에 약 828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대비 31.1% 증가한 규모다. 올해 투자 규모도 3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향후 5년 동안 약 7000억 원의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KT도 국내 최초로 ‘화자인식’과 ‘딥보이스(AI 변조 음성) 탐지’ 기능을 통합한 실시간 ‘AI 보이스피싱 탐지서비스 2.0’을 30일부터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기존 문맥 기반 탐지 기술에 더해 범죄자의 실제 음성을 인식하고 AI로 변조된 음성까지 식별할 수 있도록 AI 보안 역량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화자인식 기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제공한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실제 신고 음성, 일명 ‘그놈목소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문정보를 정밀 분석해 범죄 여부를 탐지한다. 이는 기존 금융 키워드나 문장 구조를 기반으로 탐지하는 것에서 한 단계 나아간 방식으로 탐지 정확도를 높인다.
KT 관계자는 “이번 2.0 버전 출시를 통해 연간 2000억 원 이상의 피해 예방과 95% 이상의 탐지 정확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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