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인 3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삼계탕 전문점에서 종업원이 삼계탕을 나르고 있다. 2025.07.30. [서울=뉴시스]
낮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런 무더위에 ‘이열치열’을 위해 삼계탕 등 보양식을 먹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람마다 타고난 ‘체질’을 고려하고, 이에 맞는 방식으로 몸을 돌보는 것이 여름철 건강관리의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1일 의학계에 따르면 개인의 건강 상태와 외형, 심리, 증상,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크게 소음인, 소양인, 태음인, 태양인 등 4가지로 사람의 체질을 구분한다.
소양인은 열이 많아 체내에 열이 쉽게 축적되고 여름철 내열이 심해져 신경이나 피부, 장 등의 과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잘못된 보양식 섭취는 속열을 심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태음인은 에너지 대사가 느리고 노폐물 배설이 원활하지 못해 부종과 무력감, 전신 순환장애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과식이나 야식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반면, 태양인은 더운 날씨에 과도한 발한으로 에너지 소모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지속되는 폭염에 본인도 모르게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이는 체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기초체력이 약한 소음인은 식욕부진, 탈력감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나기 쉽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은 피하고, 찬 음식보다는 오히려 따뜻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삼복(초복, 중복, 말복)에는 기운을 보충하기 위해 보양식을 챙겨 먹는다. 그러나, 같은 음식을 먹어도 사람마다 신체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체질에 따라 보양식을 먹고 더위를 해소해 기운을 얻는 사람이 있는 반면, 열이나 배탈이 나는 사람도 있다.
이준희 경희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는 “체질마다 필요한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며 “흔히 먹는 삼계탕은 따뜻한 음식, 닭고기 등이 잘 맞는 소음인에게는 훌륭한 보양식이지만, 기운을 내리는 차가운 음식이 필요한 소양인에게는 오히려 열감을 악화시켜 소화 장애, 두통, 불면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유독 음기가 부족해지는 소양인에게는 체내의 열을 조절해주는 돼지·오리 고기, 계란, 해삼, 전복 등을 권장한다. 삼계탕 등 더운 성질을 가진 보양식과 마늘, 고추, 후추, 생강 등이 들어간 매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소음인은 성질이 따뜻하거나 기운을 북돋아 줄 수 있는 닭고기, 보신탕, 대추, 마늘, 양파와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수박, 참외 등과 같이 수분 함량이 많은 여름 과일과 맥주, 냉면, 우유, 아이스크림 등 차가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태음인은 자극적인 음식보다 땀을 나게하고 배설을 돕는 소고기, 곰탕, 율무, 우유, 치즈 등이 도움이 된다. 반면 닭·돼지고기, 마늘, 생강, 커피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반면, 태양인은 육류나 맵고 기름진 음식, 성질이 뜨거운 음식의 과다 섭취를 조심해야 하고, 메밀, 문어, 오징어, 새우, 포도, 키위 등 비교적 찬 성질의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최근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 증진 측면에서 체질의 중요성이 강조되다 보니 간혹 스스로 체질을 잘못 판단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다”며 “정확한 체질 진단을 위해서는 개인별 특징과 관련 검사 결과를 종합한 한의사의 전문적인 진찰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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