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대때 사회적 고립되면 뇌 감각처리 네트워크 심각한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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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연구팀 “활발한 상호작용은 뇌기능 획기적 향상”
“사회적 상호작용, 뇌발달 필수요소…정신질환 치료 방향 제시”

이정희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왼쪽)와 정성권 성균관대 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제공)
이정희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왼쪽)와 정성권 성균관대 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제공)
청소년 및 청년기에 사회적 고립을 겪을 경우 뇌의 감각처리 네트워크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다양한 감각 자극과 활발한 사회적 상호작용이 있을 때는 뇌 기능을 획기적으로 향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과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연구팀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 IF=15.6) 최근호에 이 같은 연구를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생후 4주부터 11주까지 수컷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터널, 회전 바퀴, 둥지 등 물리적 자극과 사회적 교류가 풍부한 환경(Environmental Enrichment) △외부 자극 없이 단독 사육되는 사회적 고립 환경(Social Isolation)에서 각각 사육했다.

이후 연구팀은 앞발(forepaw), 수염(whisker), 시각(visual), 후각(olfactory) 등 다양한 감각 자극을 순차적으로 가하면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촬영해 각 자극이 뇌 전체에 미치는 영향 (activation map)과 감각통합 (cross-modal) 반응을 정량적·공간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책임자인 이정희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환경이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다중감각 자극 fMRI 기술로, 뇌의 감각통합 반응을 세계 최초로 실증적으로 입증한 점에서 학문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풍부한 환경에서 자란 생쥐는 고차원적인 시각 및 촉각 처리 능력이 향상됐으며 뇌의 기능적 네트워크 분리도(segregation)가 유지됐다. 또 감각-운동 통합(sensorimotor integration) 기능도 강화됐다.

반면 사회적 고립 환경에 사육된 생쥐에서는 뇌 전체에서 기능적 연결성 저하 및 네트워크 혼재가 관찰됐고 네트워크 분리도가 감소됐다. 후각 영역에서는 비정상적인 과활성 (hyperactivity)과 함께 후각 인식 기능의 저하가 동반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 밖에도 연구팀은 휴지기 뇌 연결성 분석(resting-state fMRI), 행동 실험, c-Fos 단백질 발현 분석 등을 종합적으로 수행한 결과 감각 자극이 국소 및 전뇌 수준의 신경 네트워크에 미치는 영향과 환경 변화에 따른 뇌 발달의 재구성 과정도 규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태관 한국뇌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감각 자극과 사회적 상호작용은 뇌 발달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라며 “이번 연구는 결정적 발달 시기에 노출된 환경이 감각 기능은 물론 전반적인 뇌 연결성과 네트워크 통합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정성권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교수는 “환경은 다양한 감각 자극과 사회적 교류가 공존하는 복합적 체계”라며 “이런 환경이 뇌 발달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임을 이번 연구가 실증적으로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다중감각 자극에 대한 뇌의 감각통합 반응을 fMRI를 통해 분석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향후 우울증, 불안,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 다양한 정신건강 질환의 치료 방향을 새롭게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청소년기의 사회적 고립이 뇌에 미치는 위험성과 함께 감각 기반 중재법 및 후각 시스템을 활용한 새로운 바이오마커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정신질환의 예방 및 치료 전략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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