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왕국’ 구글, 제미나이 기반 ‘AI 모드’ 한국어 지원 시작…네이버 아성 흔드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9일 13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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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9일 출시한 ‘AI 모드’ 한국어 버전. 구글 제공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Gemini) 2.5’를 기반으로 한 무료 검색 서비스가 9일 한국어로 정식 출시됐다. 구글은 올 5월 AI모드의 영어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이번에 180여 개 국가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면서 한국어, 힌디어, 인도네시아어, 일본어, 포르투갈어 등 5개 언어를 추가했다. 챗GPT 출시 이후 급변한 사용자들의 검색 습관에 대응해 ‘검색 왕국’ 지위를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AI모드는 별도로 제미나이 앱을 찾아 열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강점이다. 동영상이나 이미지 생성이 아닌 AI 답변만 받고 싶다면 평소 쓰던 구글 검색창 첫 화면에서 ‘AI모드’ 버튼만 누르면 된다. 기존 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 AI가 결과를 요약해 보여주던 ‘AI 오버뷰(AI Overview)’와는 별도의 서비스다.

과거 ‘키워드’ 중심의 검색 습관은 챗GPT 등 AI 서비스 등장 이후 말하듯이 길고 복잡한 질문을 던지는 형태로 바뀌었다. 이에 구글은 질문을 세부 주제로 나눠 동시에 여러 검색 쿼리를 실행하는 ‘쿼리 팬 아웃‘(Query fan-out)’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복잡하고 긴 질문이나 여행 계획 등 여러 단계로 나눠 검색해야 했던 질문을 한번에 해결하도록 했다. ‘에겐남’, ‘테토녀’ 등 신조어도 세부 주제를 동시에 병렬 처리해 심층적이고 광범위하게 답변할 수 있다고 구글 측은 설명했다. 쿼리 팬 아웃은 검색어 뒤에 숨겨진 의도를 분석하는 데 탁월한 기술로 평가된다.

AI모드 시연에서 ‘내년 5월에 철인3종 경기에 나가는데 훈련 시작 전 알아야 할 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훈련 계획 수립과 필수장비 준비, 영양 및 컨디션관리, 정신력 준비 등 단계별로 정보를 제공했다. 이어 내 주변에 관련 동호회를 추천해달라고 후속 질문을 던지면 대화 맥락을 기억해 주변 동호회 정보와 링크를 찾아줬다.

헤마 부다라주 구글 검색 제품 부문 부사장은 5일 화상 기자 간담회에서 “과거와 달리 사용자들은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한 질문을 던지며 검색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사용자들은 무엇이든 물어보고 싶어하고, AI가 생성한 답변까지 추가로 받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음성과 이미지까지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용자는 마이크 버튼을 눌러 긴 질문을 직접 말하거나 이동 중에도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다. 사진 촬영이나 이미지 업로드를 통한 질문도 할 수 있다. 해외 식당의 외국어 메뉴판을 찍어 올리고 채식주의자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메뉴판 이미지를 분석하고 번역해 주문할만한 ‘비건 음식’을 추천하는 식이다.

이같은 AI 모드를 통해 구글이 챗GPT와 퍼플렉시티 등의 위협에서 ‘검색 왕국’을 지켜낼 수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국내도 검색 시장 1위인 네이버의 패권이 AI 영향으로 축소되고 있다. 웹사이트 분석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네이버의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은 67.4%였으나, 8월 31일 63.5%로 내려앉았다. 이에 대응해 네이버는 내년 중 AI탭(가칭)을 통합검색에서 별도 페이지로 공개할 방침이다. 현재는 통합검색 내에서 생성형 AI가 검색 결과를 요약하는 ‘AI 브리핑’을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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