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질문하고 (답변을) 판단한 후 다시 질문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 격차가 어마어마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세돌 UNIST(울산과학기술원) 특임교수가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SDS 리얼 서밋 2025’ 키노트 세션 강연자로 나서 AI 시대의 위협 요소로 ‘격차 심화’를 꼽았다.
이 교수는 “2017년 바둑 AI 프로그램을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게 됐을 때 상향평준화가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반대였다”며 “격차는 더욱 심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위랭커가 상위랭커를 이기기 더 어려워졌고 탑랭커는 그대로 쭉 멀리 가버렸다”며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있어 상위랭커가 하위랭커보다 더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바둑계에 나타난 이같은 현상이 이제는 사회 전반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미 앞서 나간 사람들은 3~4배속으로 성장하고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현재의 자리마저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며 “AI를 활용하면서 느낀 점은 자신의 능력이 AI 능력이 되고 자신의 한계가 AI의 한계가 된다는 거다. AI 시대에 오히려 자신 만의 좁은 한계에 갇힐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알파고와 대국 이후 ‘알파고 마스터’ 버전이 나왔다”며 “3번째 수로 바둑 기사라면 아무도 두지 않는 수(일명 삼삼)를 보고 깨달았다”며 “그 수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한중일 기사 누구도 그 수를 두지 못했다. 어렸을 때부터 ‘두지 말라’고 배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은 고정관념과 틀에 갇혀 있지만 AI는 그런 제약이 없다”며 “그래서 더 창의적이고 자연스러워 보였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AI와 협업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챗GPT 등을 둘러싼 부작용(AI 정신병)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최근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 아닌 AI와 대화하고 소통하려는 사람들이 소수지만 있다”며 “문제는 AI와의 소통은 소통이 아니라는 것이다. AI는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거나 다른 관점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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