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첫 방문 안내센터의 이길호 간호사. 첫 방문 안내센터에는 30년 경력의 베테랑 간호사들이 암 진단을 받고 처음 병원을 찾는 환자를 돕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첫 방문 안내센터, 환자 두려움 덜어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의 전체 암 환자 5년 생존율은 75%로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폐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63.6%로, 미국(28.1%)과 국내 평균(40.6%)을 크게 웃돌았다.
병원은 매년 ‘아웃컴북’을 발간해 암 치료 성적과 의료 질 지표를 공개하고 있다. 올해 다섯 번째로 발간된 아웃컴북에는 진단, 치료, 치료 후 관리 등 임상 지표가 담겼다.
삼성서울병원은 암 진단을 받고 처음 병원을 찾는 환자를 위해 ‘첫 방문 안내센터’를 운영한다. 이곳에는 30년 이상 경력을 지닌 간호사들이 상주하며 환자와 보호자를 맞이한다.
이길호 간호사는 “남편과 사별한 뒤 어린 두 자녀를 키우던 30대 중반 여성 환자가 유방암 진단을 받고 혼자 병원에 왔다”며 “두려움에 한참을 울었고, 사정을 교수에게 전달해 맞춤 상담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안내센터는 환자의 사연을 듣고 문진 시트를 기반으로 맞춤 상담을 지원해 첫 진료의 부담을 줄인다.
암 교육센터, 치료 넘어 사회 복귀 지원
암병원은 2008년 ‘암 교육센터’를 개설해 치료 이후 환자의 삶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당시 의료 현장이 암 제거에만 집중하던 분위기와 달리, 환자의 심리·사회적 회복을 중시한 점에서 새로운 시도였다.
암 교육센터는 암에 대한 두려움과 낙인을 줄이는 교육, 외모 관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환자들의 자존감 회복을 도왔다. 조주희 암 교육센터장은 “환자가 자신의 병을 숨기지 않고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 유방암 생존자는 “외모 변화로 사람을 만나기 두려웠지만 센터 교육으로 다시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센터는 국내 최초로 직장 복귀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해 환자의 사회 복귀를 도왔다. 이후 통증·영양·정신건강·가족 돌봄을 아우르는 암 치유센터로 발전했고 2024년에는 암 환자 삶의 질 연구소를 설립해 환자보고결과에 기반한 지원 모델을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상담 챗봇과 독일 샤리테와의 협력으로 활동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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