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신부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자폐아를 출산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과 관련해 25일 “기존 사용상의 주의 사항대로 의사, 약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고 복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임신 초기 38℃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면 태아의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심할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 다만 복용량은 하루에 4000mg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식약처는 “개인별로 의료적 상황이 다를 수 있으므로 임신부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을 복용하기 전에 의약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며 “현재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의 국내 허가 사항에는 임신 중 복용과 자폐증 간 연관성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타이레놀 관련 업체에 미국 정부의 발표에 대한 의견과 자료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식약처는 “관련 자료 및 근거에 대해 지속적으로 신중히 검토해 새로운 과학적 증거 및 사실이 발견되면 사용상의 주의 사항 등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뉴욕=AP/뉴시스 2025.09.24.이날 식약처의 발표는 임신부의 경우 타이레놀 복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0년 대비 2022년 자폐증 발병률이 400% 이상 급증했다는 미 보건당국 통계를 인용해 “식품의약국(FDA)이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을 제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타이레놀이 진열돼 있다. 2025.9.23/뉴스1타이레놀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이다. 그간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부가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해열진통제 성분으로 여겨져 왔다.
미국 의학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미 산부인과학회의 스티븐 플라이시먼 회장은 성명에서 “임신 어느 분기에서건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이 아동의 신경 발달 장애를 유발한다고 결론을 내린 권위 있는 연구는 한 건도 없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연합(EU) 산하 유럽의약품청(EMA)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타릭 야사레비치 WHO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타이레놀 복용과 자폐아 출산 사이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 “관련 증거에 일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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