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 간헐적 단식, 심혈관 사망 위험 2배 이상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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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9월 2일 1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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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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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시간 내에 식사를 끝내는 간헐적 단식(시간제한 식사로도 부름)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135% 높인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간헐적 단식은 체중 감량과 대사 건강 개선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최근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식이요법으로 자리 잡았다. 8시간 동안 먹고 나머지 16시간 동안 굶는 ‘16:8’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그러나 미국 성인 1만9000명을 8년 간 추적관찰 한 대규모 연구결과, 하루에 먹는 시간을 8시간 이하로 제한하는 사람들은 하루 12~14시간에 걸쳐 식사하는 사람들보다 심장병·뇌졸중과 같은 심혈관 질환으로 목숨을 잃을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

이러한 위험 증가는 인종, 사회경제적 배경 등과 무관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흡연자, 당뇨병 환자, 기존 심장 질환 환자에서 두드러졌다. 이는 식사시간 제한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의 위험성을 시사한다.

전체 사망 위험과는 무관 …심혈관 사망 위험만 높여

다만 암을 포함해 다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과는 무관했다. 단지 심장과 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만 크게 증가했다.

연구자들은 관찰연구라는 한계 탓에 인과관계를 입증할 순 없다고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관성이 강력하기에 ‘간헐적 단식은 건강한 식이요법’이라는 일반적인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기엔 충분하다고 말한다.

연구를 이끈 중국 상하이 교통 대학교 의학원 종원저 교수는 “식단은 당뇨와 심장병의 주요 원인이므로 심혈관 사망과의 연관성은 예상할 수 있다. 다만 하루 8시간 이하의 짧은 식사시간 습관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심혈관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결과는 매우 예상 밖이었다”고 BBC에 말했다.

앞서 수행한 수개월~1년 정도의 다른 단기 연구에선 ‘시간제한 식사가 심장과 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제 학술지 당뇨병과 대사증후군 저널(journal Diabetes and Metabolic Syndrome)에 실린 이번 연구는 이를 완전히 뒤집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논문과 함께 실린 전문가 논평에서 저명한 내분비 학자 아누프 미스라 박사는 간헐적 단식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짚었다.

간헐적 단식의 장점과 단점

장점은 체중 감소, 인슐린 감수성 개선, 혈압·지질 개신, 일부 항염 효과, 혈당 관리에 도움 등이다.

반면 단점은 영양 결핍, 콜레스테롤 증가, 과도한 허기, 짜증, 두통, 장기적 지속 어려움이 대표적이다.

간헐적 단식을 통해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인 사람도 있다.

미스라 박사는 “당뇨 환자는 혈당이 위험하게 떨어질 수 있고, 식사 시간에 오히려 정크푸드를 몰아 먹을 위험도 있다”며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장기적인 단식이 오히려 허약함을 악화하거나 근육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간헐적 단식의 위험성을 지적한 연구는 전에도 있었다. 2020년 미국의사협회저널(JAMA) 내과학(Internal Medicin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3개월 간 엄격하게 진행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체중이 소폭 감소했지만 그중 상당 부분이 근육 손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무기력, 허기, 탈수, 두통, 집중력저하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었다.

이번 연구는 간헐적 단식이 누구에게나 효과적인 ‘만능 해법’이 아님을 강조한다.

종 교수는 BBC에 “심장병이나 당뇨병 환자라면 ‘16:8’ 간헐적 단식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현재까지의 증거로 보면, 언제 먹느냐보다는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해 보인다”며 “적어도 심혈관 질환 예방이나 장수 목적이라면 8시간 이하 식습관을 장기간 유지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덧붙였다.

“식사시간보다 무엇을 먹을지가 더 중요”

정리하면, ‘간헐적 단식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간헐적 단식이 모두에게 ‘맞는 옷’은 아니다. 자신의 건강, 생활방식, 그리고 위험 요인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찜찜하다면 더욱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먹는 시간보다는 접시에 담는 음식에 더 주목하는 것이 안전한 선택일 수 있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1871402125000955

#헬스동아#간헐적 단식#심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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