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주 3회 이상 나타나면…“치매 위험 40% 높아”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9월 11일 09시 15분


코멘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잠을 못 이루는 불면증이 단순한 피로를 넘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신경학회지(Neurology)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주 3회 이상,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불면증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경도인지장애(MCI)나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40% 더 높았다.

연구를 이끈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의 수면 전문의 디에고 Z. 카르발류(Diego Z. Carvalho) 박사는 “중년 시기의 비정상적인 수면은 신경 퇴행의 전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이 아니라 연관성을 보여준 것일 뿐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수면 부족이 실제로 인지 저하를 일으키는 것인지, 아니면 인지 저하의 초기 신호가 수면 문제로 나타나는 것인지는 매우 구분하기 어렵다”고 카르발류 박사는 말했다.

연구자들은 인지적으로 건강한 평균 나이 70세의 성인 2750명을 평균 5.6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매년 사고력과 기억력 검사를 실시했으며 일부는 뇌 영상 촬영을 통해 치매 관련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를 측정했다.

연구기간 동안 만성 불면증 환자의 14%가 경도인지장애 또는 치매 진단을 받았다. 반면 불면증이 없는 사람은 이 비율이 10%에 그쳤다.

연령, 고혈압, 수면제 복용, 수면 무호흡증 등의 요인을 조정한 후 분석한 결과, 불면증을 겪는 이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발병 위험이 40% 더 높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또한, 만성 불면증 환자의 뇌는 생물학적으로 노화가 더 빨리 진행했다.

연구를 시작할 때, 불면증이 있는 참가자들은 ‘지난 2주 동안 평소보다 잠을 많이 또는 적게 잤는지’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눴다.

평소보다 잠을 적게 잔다고 보고한 사람들은 연구 시작 시 인지 검사 점수가 낮은 경향을 보였으며 뇌 백질 고강도 신호와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치도 더 높았다. 이는 실제 나이보다 3.5년 더 많은 수준에 해당했다. 즉, 불면증과 짧은 수면 시간이 합쳐졌을 때 인지 건강에 가장 나쁜 결과를 보인 것이다.

카르발류 박사는 “연구 결과는 불면증이 뇌에 여러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아밀로이드 플라크뿐 아니라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소혈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만성 불면증 치료가 단순히 수면 질 개선을 넘어, 나이 들어서의 뇌 건강 보호에도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강화해준다”며,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뇌의 회복력(resilience)을 지키는 핵심 요소”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불면증이 지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서둘러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충분한 수면은 뇌의 독소를 청소하고 신경세포를 회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www.neurology.org/doi/10.1212/WNL.0000000000214155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