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트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김새론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교제했다는 의혹을 비롯한 각종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배우 김수현이 미성년자였던 고(故) 김새론과 교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고인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교제하지 않았다”고 31일 해명했다.
김수현은 이날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 상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와 고인은 5년 전, ‘눈물의 여왕’이 방영되기 4년 전에 1년여 정도 교제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또 “저희 소속사가 채무를 압박했기 때문에 고인이 비극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며 “하지도 않은 일을 자백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을 왜곡해 저를 살인자로 몰아갈지 두렵다”고도 했다.
김수현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김새론의 유족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운영자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12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우 김수현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트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김새론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교제했다는 의혹을 비롯한 각종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이하 김수현 기자회견 내용 전문
안녕하세요. 김수현입니다. 먼저 죄송합니다. 저 한 사람 때문에 너무 많은 분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인도 편히 잠들고 있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저는 스스로를 겁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가진 것을 지키기만 급급했던 것 같습니다.
피해를 볼까 무서워하고 도망치고 부정하기 바빴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오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부터 이 자리에서 모든 걸 다 이야기를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랬으면 저를 사랑해주신 팬분들, 애써주신 회사 식구분들이 다 이토록 괴롭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저와 고인의 사생활이 폭로될 때마다 내일은 직접 이야기하고, 이 지옥 같은 상황을 끝내자는 생각을 계속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내 결정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혹시 나와 모두를 잘못되게 만드는 건 아닐까 걱정했습니다. ‘눈물의 여왕’ 방영 당시 고인이 저와 함께 찍은 사진 올렸을 때도 그랬습니다.
저와 고인은 5년 전, ‘눈물의 여왕’이 방영되기 4년 전에 1년여 정도 교제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저는 교제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저의 이런 선택을 비판하시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저와 고인 사이의 일에 대해 제가 말하는 것들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셔도 이해가 됩니다. 그렇지만, 제가 이 자리에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니까 한 번만 제 얘기를 들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배우가 되고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배우 김수현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원래 저는 가진 게 많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지킬 것이 많은 사람이 돼 있었습니다. ‘눈물의 여왕’이 방영되고 있을 때도, 주연 배우로서 지켜야 할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때 만약 몇 년 전에 사귀었던 사람과의 관계를 인정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하는 생각에 두려웠습니다. 나와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 현장에서 밤을 지새우는 모든 스태프들, 이 작품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제작사, 그리고 우리 회사 식구들 다 어떻게 되는 건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인간 김수현과 스타 김수현의 선택이 엇갈릴 때마다 스타 김수현으로서의 선택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실 매일 두려웠습니다. 제가 스타 김수현이기 때문에, 지키기 위해 선택한 모든 것들이 나에게 독으로 돌아오면 어떻게 될까 모든 것이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만약 다시 ‘눈물의 여왕’이 방영 중이던 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다시 그 선택을 할 것입니다. 할 수 없습니다. 내 마음 하나 편하자고 그 결정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렇게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게 지금 김수현이라는 인생을 선택한 사람이 책임져야 할 인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선택을 비겁하다든가 이기적이라고 비판하신다면 얼마든지 받겠습니다. 저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사과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걱정이 많습니다. 그리고 불안합니다. 지금 내가 하는 말들이 또 어떤 결과로 돌아올까. 하지만 제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결국은 말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런 조언을 해주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좋게좋게 가자. 리스크 관리하려면 일단 적당히 받아들여라. 그러면 사람들이 관심에서 멀어질 거고, 나중에 컴백 준비를 해라’. 그 말을 들었다면 저와 고인의 사생활이 이렇게까지 폭로되는 일은 없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내일은 무슨 사진을 올리겠다, 뭘 터트리겠다’라는 협박을 받지 않았을 것이고, 제 사생활을 담은 사진이 유출돼서 모욕당하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저를 협박하면서 거짓을 사실이라고 인정하라는 강요를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고인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교제하지 않았습니다. 고인이 저의 외면으로 인해, 저희 소속사가 고인의 채무를 압박했기 때문에 비극적 선택을 했다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닙니다. 둘 다 배우라는 점을 빼면 저와 고인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연인이었습니다. 서로 좋은 감정 갖고 만났고, 다시 시간이 지나 헤어지게 됐습니다.
그 뒤로 고인과 좀처럼 연락을 주고받지는 못했습니다. 대부분 연인과 마찬가지로, 헤어진 사이에 따로 연락 주고받는 건 조심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둘 다 많은 사람들에게 얼굴 알려진 배우이기도 했고, 고인이 저와 같은 소속사에 있었을 때는 고인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입장이라 더 그랬습니다. 그래서 고인이 음주운전 사고를 겪었을 때도 쉽게 연락할 수 없었습니다. 고인의 유족을 대변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고인의 마지막 소속사 대표가 음주운전 사건 당시 고인이 저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걸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고인은 다른 사람과 사귀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고인에게 어떤 연락을 하는 것이 조심스러웠습니다. 이미 각자 인생 살고 있는데 뭐라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제 말이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든 가만히 있고 싶기도 했습니다. 저는 늘 과분한 사랑 받는 만큼 오해도 많이 받습니다. 사실이 아닌 일도 사실처럼 돌아다닙니다. 저는 그 또한 제가 감당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고인의 유족은 제가 고인의 전 남자친구라는 이유로 제가 고인을 죽음으로 몰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하지도 않은 일을 자백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너는 미성년자 때부터 고인을 농락했다,’ ‘너는 돈으로 고인을 압박해서 죽게 했다,’ ‘그러니까 너는 살인자다.’ 우선 이 음성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유족의 입장을 전달하는 유튜브에선 마지막 소속사의 입장을 공개했습니다. 폭로하고 나서 새롭게 녹음한 통화로, 고인과의 채무 관계에 대해 2차 내용증명을 보내 고인에게 채무에 대해 압박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1년 전 당시 제 소속사 대표와의 통화에선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습니다. 한번 들어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고인의 전 소속사인 런엔터테인먼트의 고승아 대표와 김수현 소속사인 골드메달리스트의 변진호 전 대표의 통화내용. 변 씨가 내용증명이 행정상의 절차라고 설명하자 고 대표가 수긍하는 반응을 함.)
이번 논란으로 알게 된 내용이지만, 2차 내용증명의 진실은 이렇습니다. 그런데 왜 고인의 마지막 소속사 대표님이 1년 전 통화와 완전 다른 거짓말을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제가 잘못한 일은 얼마든지 이야기하겠습니다.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유족이 주장하는 음성 증언은 사건이 폭로된 이후 새로 녹음된 것입니다.
배우 김수현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유족이 처음에 공개한 카톡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카톡은 고인이 썼다기엔 틀린 사실이 너무 많습니다. 2016년이라는 사진이라는 것도 2019년 사진이었습니다. 또 고인이라면 저와 고인의 나이 차이를 틀릴 수 없습니다. 또 4년간 몸담았던 소속사 이름과 계약 기간을 다 틀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고인은 저희 회사에서 소속 배우로만 활동했습니다. 신인 캐스팅, 비주얼 디렉팅을 한 사실이 없습니다. 유족은 얼마 전 기자회견 통해 저와 고인이 나눴다는 카톡 대화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그 유튜브 채널에선 2016년 카톡 발언들을 증거로 저에게 소아성애자, 미성년자 그루밍, 이 같은 프레임을 씌우고 있습니다. 2016년 카톡과 2018년 카톡에서 고인과 대화하는 인물들은 서로 다른 사람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증명하고자 2016년과 2018년, 그리고 제 지인들과 나눈 카카오톡 내용을 과학적으로 진술을 분석하는 기관에 제출했습니다. 그 결과 해당 기관은 두 사람이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유족들의 폭로가 시작된 이후 가장 괴로운 점도 이것이었습니다. 저와 소속사가 유족의 증거에 대한 입장을 내면 갑자기 새로운 증거가 나옵니다. 사건 시점을 교묘히 바꾼 사진과 영상, 원본이 아닌 편집된 카톡 이미지가 증거로 나옵니다. 제가 고인과 교제했다는 것을 빌미로 가짜 증언과 가짜 증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가 한 선택에 대한 비판은 무엇이든 받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실이 아닌 모든 것들이 전부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카톡에 대해 검증절차를 밟은 것처럼 유족이 증거로 내세우는 모든 것들에 대해 수사기관을 통해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절차를 밟겠습니다. 유족들이 가진 증거가 진실이라면 수사기관에 모든 자료를 제출하고, 법적인 절차를 통해 검증 받을 것을 요청합니다.
저에게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저만 바라보고 있는, 제가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 사람들이 매일 고통받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또 무엇을 폭로하고 왜곡해서 저를 살인자로 몰아갈지 저는 두렵습니다. 이 기자회견이 끝나면 그들은 또 어떤 가짜 증거와 가짜 증언으로 제 명예를 훼손하고 주변 사람들을 괴롭힐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강요에 못 이겨 거짓을 진실이라고 한다면 저는 인간 김수현으로서뿐 아니라 스타 김수현에게 믿음과 사랑을 준 모든 분들을 배신하게 됩니다. 그분들에게 여러분은 인간쓰레기를 좋아했다고, 김수현에게 속은 거라고 평생 남을 고통을 주게 됩니다. 연예인으로서 가면을 쓰고 사는 김수현일지라도 그것만은 할 수 없습니다. 제가 한 일은 한 것입니다. 그에 대해선 어떤 비난도 다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 않은 것은 하지 않은 것입니다. 지금도 저를 믿어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서 그것만큼은 밝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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