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에 2회 이상 마시는 술고래, 남성은 줄고 여성은 늘었다?
최근 들어 폭음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를 제 주변의 여러 사람들에게 들었습니다. 질병관리청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성인의 음주 행태’를 분석한 보고서에도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왔구요.
질병관리청 보고서에 따르면 ‘일주일에 2번 이상 폭음하는 사람이 최근 10년 동안 남성은 25.1%에서 23.6%로 줄어든 반면, 여성은 7.9%에서 8.9%로 늘었다’고 합니다. ‘고위험 음주’에 해당하는 여성 술꾼이 그만큼 늘었다는 것이죠. 특히 30대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이 10년간 11.6%에서 13.2%로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각 나라마다 남성과 여성에 대한 폭음 규정은 조금씩 다른 듯합니다. 미국 국립알코올중독연구소에서는 성인 남성의 경우 한 번 술을 마실 때 5잔 이상, 여성은 4잔 이상 마시는 경우를 폭음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남성은 소주 7잔(맥주 5캔), 여성은 5잔(맥주 3캔) 이상 마시는 것을 폭음이라 규정하고요.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여성은 간의 크기도 작아서 간에서 분비되는 알코올 분해 효소가 남성의 30∼50%에 불과하다네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도 알코올 분해 효소의 활동을 방해하기 때문에 같은 양의 술을 마시더라도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치명적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최근 들어서 왜 한국 여성들은 잔뜩 취할 정도로 많은 술을 몰아서 마시는 것일까요?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인제대 김광기 교수는 “20∼30대 여성의 음주율이 높아진 것은 과실주와 같이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은 술이 많아져 접하기 쉽고, 음주에 대한 사회·문화적 수용성이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라며 “대국민 음주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음주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 문구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과유불급’,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죠? 술이 딱 그 경우에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심신의 건강을 해치지 않고 삶의 활력소가 될 만큼의 적당한 음주 습관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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