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술을 마시면 금세 얼굴이 빨개지시나요?
탁상 캘린더가 달랑 2장만 남았다는 것이 정녕 현실인가요? 벌써 송년회를 준비해야 하는 때가 오고야 말았네요. 지난 3년 동안은 코로나 때문에 송년회를 못했는데 올해는 술자리 약속이 하나 둘씩 늘어날 것 같네요. 송년회하면 술을 빼 놓을 수가 없겠죠.
한양대 의대 응급의학교실 연구팀이 “술 한두 잔에 얼굴이 홍당무가 되는 체질을 가진 남성이라면 음주 여부와 상관없이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팀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전국에서 구축한 19세 이상 성인 2만2,500명의 데이터를 가지고 ‘음주 후 안면홍조와 심혈관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습니다.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은 체내에서 알코올 분해효소에 의해 1급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바뀝니다. 음주 다음 날 숙취를 유발하는 물질이 이 아세트알데하이드죠.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는 효소의 활성화가 낮아지면 체내에 축적량이 많아져 얼굴이 빨개지거나 피부가 가렵고, 맥박이 빨라지면서 심하면 두통이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술을 마신 뒤의 이런 증상은 미국이나 유럽, 아프리카 사람들보다 주로 한국과 중국, 일본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소량의 음주만으로도 체내 독성물질이 빨리 증가하는 유전적인 영향 때문이라고 합니다.
연구팀은 “나이, 흡연, 비만도,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위험 요인이 비슷할 경우 술 한두 잔에 얼굴이 붉어지는 체질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1.34배나 높다”며 “특히 조사 대상의 35세 이상 남성 6,000명이 여기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술 마신 후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이 담배까지 피우면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2.6배 더 높아진다”는 경고도 덧붙였습니다.
유전적으로 우리 한국인은 아세트알데히이드 분해효소의 기능이 떨어져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을 수 있다고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바 있습니다. 내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도 적당한 음주와 금연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