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기상 이변이 나타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겨울인 새해 첫날 스위스의 기온은 20도를 넘어섰고, 폴란드 역시 당일 최고 기온이 19도까지 치솟는 등 이상 기후를 보였다. 알프스산맥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으로 눈 대신 푸른 잔디밭을 드러냈다. 사진은 2022년 7월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 산맥의 빙하가 이상 기온으로 떨어져 나간 모습. 동아일보DB
올 1월 겨울이 한창이어야 할 유럽은 따스한 햇살 아래 마치 봄꽃 축제라도 열릴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스위스에서는 새해 첫날 기온이 20도를 넘어섰고, 폴란드는 최고 기온이 19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유럽 곳곳에서 1월 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겨울 스포츠의 성지인 알프스산맥은 눈 대신 푸른 잔디밭을 드러냈고, 겨울잠을 자야 할 동물들이 혼란에 빠져 잠에서 깨어나는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심지어 스페인 남부에서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등장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상 고온은 단순한 기상 이변이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가 그 배경에 있다고 경고합니다. 산업화 이후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면서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기상 이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따뜻한 겨울은 지구 온난화가 우리에게 보내는 심각한 경고 신호입니다. 이번 세계지리 이야기는 지구 온난화와 기상 이변에 관한 내용입니다.
● 약해지는 제트 기류와 기상 이변
지구 온난화는 제트 기류를 약화시켜 한파와 고온 등 여러 기상 이변을 가져옵니다. 제트 기류는 대기권 상공에서 동쪽으로 빠르게 부는 바람으로, 극지방의 차가운 공기와 중위도의 따뜻한 공기를 분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제트 기류가 약해지면 그 움직임이 구불구불하게 변하고 제트 기류가 만든 경계는 중위도로 남하하게 됩니다. 경계가 남하하며 극지방의 차가운 공기가 중위도를 침범하게 되고 이에 따라 중위도에선 평소보다 훨씬 추운 한파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또한 약해진 제트 기류는 고기압을 정체하게 하는 블로킹 현상을 유발합니다. 블로킹 현상으로 한 지역에 고기압이 정체하면 날씨가 맑은 날이 지속돼 겨울임에도 기온이 매우 높은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파와 고온 같은 기상 이변이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 지구 온난화가 악순환되는 이유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 빙하 아래에 묻혀 있던 땅이 드러납니다. 밝은색의 빙하는 태양 에너지를 반사하는 반면, 어두운색의 땅은 태양 에너지를 흡수합니다. 즉, 빙하가 녹을수록 지구는 더 많은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게 되고, 이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킵니다. 또한 극지방의 빙하에는 많은 양의 메탄가스가 포함되어 있는데, 빙하가 녹으면서 메탄가스가 대기 중으로 유출됩니다. 메탄가스는 강력한 온실가스로, 지구 온난화를 심화시킵니다. 게다가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지고 건조해지면서 지구 곳곳에서 산불이 더 자주 발생합니다. 산불은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켜 온실 효과를 강화합니다. 이처럼 지구 온난화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 국제 사회의 노력과 균열, 미국의 선택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인지한 국제 사회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1997년 채택된 교토의정서는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규정했고, 2015년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명시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는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탈퇴한 것은 국제 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큰 차질을 가져왔습니다. 미국은 중국과 인도가 세계 1, 3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임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이라는 이유로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적게 부담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탈퇴를 선언했지만, 이는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에 대한 국제적인 공조를 저해하는 행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은 파리협정 탈퇴 이후 지구 온난화로 인한 피해를 직접 경험하고 있습니다. 미 캘리포니아 데스밸리의 기온은 54.4도까지 치솟으며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곳으로 기록되었고, 폭염과 한파로 인해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일대에서 산불이 동시다발로 발생하는 등 대규모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막대한 재산 피해와 환경 파괴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 변화하는 한반도와 우리의 과제
한국 역시 지구 온난화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온대 과일인 사과의 재배지가 북상하며 강원도까지 확대되었고, 겨울철 별미였던 한류성 어종 명태는 자취를 감추어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폭염, 한파, 집중호우 등 극단적인 기상 이변 발생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는 우리의 생존과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이며,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국제 사회와 협력해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행동 하나하나가 지구의 미래를 결정할 것입니다. 에너지 절약, 친환경 제품 사용, 대중교통 이용 등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실천들이 모여 지구 온난화를 막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행동해야 합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지구의 미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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