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인사이트]‘친환경 라벨’이 소비자 지갑을 연다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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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많은 유통업체와 판매자들이 제품에 지속가능성 인증 라벨을 부착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의 ‘기후 서약 친화 제품’, 타깃의 ‘제로 타깃’, 웨이페어의 ‘지속가능한 쇼핑’ 라벨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런 지속가능성 표시가 실제로 판매를 촉진하고 있을까.

지속가능성 라벨을 제품에 부착했을 때의 재무적 영향을 정량화하기 위해 우리는 아마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10개월 넘게 수집한 아마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후 서약 친화 제품 라벨이 부착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 수백 개의 판매 지표를 비교했다. 데이터 세트를 활용해 지속가능성 라벨이 부착된 1350개 제품과 라벨이 없는 유사한 1만6264개 제품의 판매 순위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제품에 지속가능성 라벨을 추가하면 그로부터 8주 동안 해당 제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평균 약 13% 증가했다. 이 효과는 제품의 종류에 상관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기본 가격 변경, 쿠폰, 할인 등 가격 전략의 변화나 새로운 스폰서 광고 등록 같은 광고 활동에 따른 효과가 아니었다.

제3자 인증기관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라벨이 부착된 2602개 제품과 라벨이 없는 1만7809개 제품을 비교한 결과 지속가능성 라벨을 추가한 후 8주 동안 소비자 수요가 평균 약 14% 증가했다. 특정 제품이 라벨로 인해 더 큰 효과를 본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제품, 기존에 가시성이 낮았던 제품, 또는 검색 광고에 경쟁사들이 큰 투자를 하지 않는 덜 경쟁적인 제품군일수록 더 큰 효과가 나타났다.

왜 이런 효과가 나타난 것일까. 몇 가지 해석을 해볼 수 있다. 먼저 아마존이 지속가능성 라벨이 붙은 제품의 유기적 검색 순위를 인위적으로 높여 제품의 가시성을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아마존은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또한 분석 결과에서도 라벨이 추가된 직후 자연 검색 순위는 단기적으로 유의미하게 상승하지 않았다.

다음으로 지속가능성 라벨이 단순히 제품을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만들어 판매를 증가시켰을 가능성이다. 아마존은 사용자가 기후 서약 친화 제품 라벨을 기준으로 검색 결과를 필터링할 수 있게 한다. 이론적으로 이 기능이 제품 가시성을 높이고 판매를 촉진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비자는 지속가능성 라벨이 붙은 제품을 의도적으로 필터링해 찾고 있지 않았다. 후속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지속가능성 라벨이 소비자에게 해당 제품을 자신의 선호에 맞는 제품으로 식별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판단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지속가능성 특성이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특히 가격대별로 효과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명확한 패턴이 나타났다. 저가 제품의 경우 탄소 중립 메시지가 판매를 증가시키는 데 특히 효과적이었다. 반면 고가 제품에서는 전반적으로 탄소 배출 저감, 유해 성분의 부재, 유기농 생산과 같은 요소들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소비자들은 민간기관보다 정부기관이 발행한 인증을 약간 더 선호했는데, 인증의 신뢰성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연구 결과는 플랫폼과 제품 판매자 모두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플랫폼으로서는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라벨에 의존하기보다는 구체적인 지속가능성 메시지를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실제로 아마존은 기존의 포괄적인 기후 서약 친화 제품 라벨을 ‘산림 관리’, ‘안전한 화학 성분’ 등 보다 구체적인 항목으로 대체하고 있다.

제품 판매자는 경쟁력 있는 가격과 광고를 통해 제품의 가시성을 유지하고, 지속가능성 메시지를 소비자 선호와 일치시키는 것이 유리하다. 저가 제품군에서는 탄소 중립 관련 주장이 효과적이었다. 반면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는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지속가능성 특성을 파악해 적절한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신뢰성에 민감한 만큼 제품 상세 페이지에 인증 획득 과정을 설명하는 것도 좋다. 판매자는 자신의 소비자에게 가장 강하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지속가능성의 형태를 파악하고, 쇼핑 공간에서 투명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 아티클 ‘친환경 라벨이 소비자의 지갑을 연다’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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