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주 내 한미 정상회담… 동맹 조율 ‘더 큰 고비’ 남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31일 2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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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31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위공직자 워크숍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 대통령은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워싱턴=AP 뉴시스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31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위공직자 워크숍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 대통령은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의 관세 협상 결과를 전하며 2주 안에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한국이 추가로 큰 액수의 돈을 투자하기로 했다”며 그 액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 때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 대통령의 선거 승리를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대통령실도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라도 날짜를 잡으라고 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이 처음 대면하는 이번 회담에서는 상견례나 친교 수준을 넘어 한미동맹의 미래를 가늠할 중대 현안들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북한 대응에 집중했던 한미동맹을 중국 견제로 확대하는 문제를 시작으로 주한미군 역할·규모 조정, 국방비 증액 등 미국 측이 제기하는 ‘동맹의 현대화’ 이슈, 나아가 양국 간 대북정책 조율까지 굵직한 의제가 한둘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이번 관세 협상을 두고 “큰 고비를 하나 넘겼다”고 했는데, 2주 뒤엔 훨씬 더 큰 고비를 넘어야 하는 셈이다.

매사를 거래와 숫자로 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하면 이 대통령과의 대좌에서도 적지 않은 압박 속에 잇속을 극대화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 때 별도의 ‘큰 투자액’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대목에서도 그 속내가 엿보인다. 이번 관세 협상에선 방위비 증액이나 미국산 무기 구매가 포함되지 않은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8월 정상회담을 제2라운드 투자 협상으로 만들어 한국의 안보 분담 의지를 구체적 액수로 제시하라고 요구할 소지도 다분하다.

워싱턴 회담은 양자 차원에서 이뤄지는 이 대통령의 첫 해외 방문으로 새 정부 외교의 출발점이나 다름없다. 그 성과를 토대로 향후 대북정책은 물론이고 주변국들과의 관계도 설정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동맹의 가치가 흔들리고 한반도 안보의 불확실성도 어느 때보다 높다. 한미 간 동맹에의 기여와 억제력 보장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회담이다. 치밀한 준비로 상호 윈윈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한미 정상회담#트럼프#관세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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