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일론 머스크의 ‘화성 이주’… 무한 도전? 무모한 도전?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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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화성 탐사 로버가 흥미로운 발견을 했습니다. 화성 게일 분화구 암석에서 지방산의 핵심 성분이 검출된 것입니다. 세포막을 구성하는 데 필수적인 이 유기화합물은 과거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오랫동안 인류의 호기심을 자극한 화성은 오늘날 민간 우주 개발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그 한가운데에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54·사진)가 있습니다. 그는 ‘100만 명을 화성으로 보낸다’는 목표로 재사용 로켓과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을 개발해 화성 이주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캐나다로 이주해 살던 이색적인 경험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사이가 나빴고 친구들에게 따돌림도 당했으나,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익혀 게임을 만들어 파는 등 남다른 재능을 드러냈습니다. 대학에서 물리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뒤 Zip2, 페이팔의 전신 엑스닷컴(X.com) 등 인터넷 기업을 잇달아 창업했습니다.

2002년 설립한 스페이스X는 민간 우주 탐사의 판도를 완전히 바꿨습니다. 팰컨9 로켓을 재사용하는 데 성공하고, 민간 기업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 도킹에 성공하는 등 독보적인 성과를 거두며 NASA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현재는 화성 이주라는 인류사적 과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단순한 기술 경영인으로만 볼 수 없습니다. 그는 전기차 상용화, 재사용 로켓 기술의 실현, 인공지능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연구 등 다양한 산업에서 구조적 혁신을 시도하며 남다른 비전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상업 우주 탐사 기업으로 성장했고, 그가 CEO로 있는 테슬라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의 비전이 항상 성공적으로 현실화한 것은 아닙니다. 자율주행 상용화는 여러 차례 지연됐고, 화성 이주 역시 방사선 노출, 인간의 자급자족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산더미입니다. 혁신적인 추진력과 상상력으로 민간 우주 개발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은 분명하지만, 과장된 예측으로 비판받는 면도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관계 등에서 드러난 정치적 구설로 정치권력에 기대 이익을 챙기려는 기회주의자가 아닌가 하는 의문도 큽니다.

머스크가 제시한 거대한 비전이 말잔치로 끝날지, 정말로 인류의 역사를 바꿀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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