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엽 ‘올블랑’ 대표가을이 오면 운동에 대한 마음이 느슨해지기 쉽다. 운동 유튜브 채널을 7년 정도 운영하다 보니 실제 매년 가을만 되면 운동 시청 조회 수가 조금씩 떨어지는 패턴이 보인다. 여름처럼 노출이 많은 계절도 아니고 긴 옷이 체형을 가려주니 조금은 안심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계절을 가볍게 넘기기엔 아까운 이유가 있다. 기온이 내려가면 몸은 스스로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지방 연소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름을 체중 감량에 유리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땀을 더 많이 흘리니 살이 빠질 것 같다는 인식 때문일 텐데 아쉽게도 땀은 지방이 빠졌다는 증거가 아니다. 대부분은 단순한 수분 손실에 불과하다. 반면에 가을처럼 선선한 날씨에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기초대사량이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이때 탄수화물뿐 아니라 지방도 에너지원으로 적극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갈색 지방세포다. 열을 발생시켜 체온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데 기온이 낮아질수록 활성도가 높아진다. 실제로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에 따르면 추운 환경에 노출될 경우 기초대사량이 평균 14%가량 증가했다.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 소비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가을이 운동에 적합한 또 다른 이유는 지속성과 강도 유지가 쉽다는 점이다. 여름의 폭염 속에서는 금세 숨이 차고 체력이 떨어져 운동 강도를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반면 가을 공기는 호흡을 편안하게 하고 심박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준다. 같은 시간 운동을 하더라도 여름보다 지방 연소 효율이 높아지는 이유다. 특히 이 시기 러닝을 해 본 사람이라면 숨이 한결 덜 차고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가을에는 큰 근육을 중심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 하체, 등, 가슴과 같은 부위는 기초대사량을 크게 높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하체 근육은 전신 근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므로 지방 감량에 효과적이다. 우리 몸은 근육량이 1kg 증가할 때 하루 기초대사량이 50∼70kcal 정도 늘어나 장기적으로 ‘살이 잘 붙지 않는 체질’로 변할 수 있다. 따라서 운동을 처음 시작한다면 복잡한 루틴보다 이런 대근육 운동부터 차근차근 익히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다.
운동을 위해 꼭 헬스장에 갈 필요는 없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맨몸 운동만으로도 충분하다. 특히 운동 초심자라면 양손에 생수병만 들고도 중량 조절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맨몸 스쾃만 해도 하체 전반을 고르게 자극하고 심박수를 올려 지방 연소를 돕는다. 앉을 때 동작의 깊이와 속도를 조절하면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두 효과를 볼 수 있다. 큰 시간 투자도 필요 없다. 하루 12분간 스쾃 300개면 충분하다. 2주 정도만 꾸준히 해도 하체 근력 향상과 체지방 감소를 동시에 체감하게 될 것이다. 하루 12분만 투자해 보자. 작은 투자로 가을이 끝날 무렵 거울 속의 몸이 훨씬 가벼워져 있을지 모른다.
여주엽 올블랑 대표는 2018년 스포츠 콘텐츠 유튜브 채널 ‘올블랑TV’를 개설해 근력 강화 등 각종 운동법을 무료로 소개하고 있다. 8월 기준 채널의 구독자 수는 457만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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