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cal policing” vs “Power grab”… 워싱턴의 충돌[이창수의 영어&뉴스 따라잡기]

  • 동아일보

코멘트
뮤리얼 바우저 미국 워싱턴시장(가운데)이 11일(현지 시간) 주 방위군을 워싱턴에 투입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조치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뮤리얼 바우저 미국 워싱턴시장(가운데)이 11일(현지 시간) 주 방위군을 워싱턴에 투입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조치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이창수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명예교수
이창수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명예교수
미국 수도 워싱턴의 치안 업무를 연방정부의 직접 통제하에 두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에 반대하는 시(市) 정부 수뇌부가 충돌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수도를 구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워싱턴이 “폭력 갱단, 피에 굶주린 범죄자, 거리를 배회하는 젊은 폭도, 마약에 취한 미치광이, 노숙자에 의해 점령됐다(overtaken by)”는 것이다. 그는 또 워싱턴에 대해 “범죄가 난무하고 있다(The city is crime-ridden/Crime is running rampant in the city/There’s crime all over)”, “강력범죄가 급증했다(There is a spike in violent crime)”고 주장했다.

‘-ridden’은 poverty(빈곤), scandal(스캔들), debt(부채), anxiety(불안) 같은 명사를 하이픈(-) 앞에 붙여 그런 문제에 시달리거나 만연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같은 뜻인 ‘be/run rampant’는 명사를 주어 자리에 넣는다. ‘spike’는 ‘급등’을 뜻하며 뉴스에서는 surge, jump도 자주 사용된다. 일반적 수준의 ‘상승’을 말할 때는 increase, rise, uptick을 쓴다.

트럼프 대통령은 치안을 개선하기 위해 시 경찰을 접수해(take over/take control of/federalize D.C. police) 연방정부가 직접 통제하겠다고 발표했다. ‘take over’는 조직을 ‘장악하다/인수하다’, ‘take control of’는 ‘장악하다’는 뜻이다. 언론에서는 ‘federalize’(연방화하다)라는 동사 하나로도 표현하고 있다. 또 주 방위군을 배치해(deploy the National Guard) 순찰하도록 하고, 향후 군대를 동원할(bring in active-duty military)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deploy’와 같은 뜻으로 사용된 ‘bring in’은 ‘bring in an expert’처럼 ‘영입하다’는 뜻으로도 활용된다.

언론은 트럼프의 조치를 “강탈을 통한 권력 확장(power grab)”, “연방정부의 월권 행사(overreach by the federal government)”로 묘사한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시장과 시민들은 반발하고 있다(push back on Trump’s D.C. crackdown). ‘push back’은 ‘저항하다/반대하다’, ‘crackdown’ 또는 동사로 ‘crack down (on)’은 ‘단속하다/탄압하다’는 뜻으로 두 표현 모두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바우저 시장의 관계는 괜찮은 편이었다(the relationship seemed to be on OK terms)고 한다. ‘on … terms’는 “We are on speaking terms”(말을 주고받으며 지내는 사이), “We’re on good terms”(좋은 관계)처럼 사람 간의 관계를 설명할 때 요긴한 표현이다. 이에 언론에서는 트럼프의 조치를 “시 관계자들을 급습한 것(something that blindsided them)”으로 묘사하고 있다. ‘blindside’는 미식축구에서 안 보이는 시야에서 태클하는 것으로, 비유적으로 ‘기습하다’는 뜻으로 활용된다.

바우저 시장은 며칠간의 침묵을 깨고 “도시를 지키고 트럼프 임기가 끝날 때까지 버티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do what we can in our space, in our lane to protect our city and get to the other side of this guy)”라며 시민들을 독려했다. ‘in our space’, ‘in our lane’은 모두 ‘우리의 권한/역할 내에서’라는 뜻이다.

트럼프가 “워싱턴이 무질서에 빠져들고 있다는, 이미 거짓으로 밝혀진 허위 주장에 기초해 단속을 시작했다(launched the crackdown on false and debunked claims that Washington is spiraling into disorder)”라는 비판도 나온다. ‘debunk’는 a myth/conspiracy theory(신화/음모론) 등을 목적어로 써서 ‘…이 틀렸음을 밝히다’는 뜻이다.

트럼프와 워싱턴시장 간 충돌은 도시 치안 유지(local policing)에 연방정부가 어느 정도 개입할 수 있는지, 더 나아가 연방정부가 지자체의 권한을 빼앗는 것이 위헌은 아닌지라는 문제로 연결된다. 수백 년을 이어온 미 민주주의 지배구조(governance)를 뒤흔들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워싱턴 D.C.#치안 통제#연방정부#주 방위군#권력 확장#뮤리얼 바우저#연방화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