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病入膏肓(병입고황)(병 병, 들 입, 기름 고, 명치끝 황)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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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래: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서 유래한 성어입니다. 春秋時代(춘추시대) 晉(진)나라의 景公(경공)이 어느 날 꿈을 꾸었는데 머리를 땅에 늘어뜨린 사나운 귀신이 나타나 자기 자손들을 죽였기 때문에 경공에게 복수하겠다고 하며 문을 부수고 들어왔습니다. 혼비백산한 경공은 그날로 병이 들어 위독한 상태에 빠지자 나라 안의 용하다는 의원은 모두 불러 치료하게 했습니다. 그런데도 효험이 없자 이웃 진(秦)나라에 부탁해 명의 완(緩)을 불러오게 하였습니다. 진나라 의원이 도착하기 전에 경공은 또 꿈을 꾸었는데 병(病)이 더벅머리 두 소년으로 변하더니 그중 하나가 “저 의원은 뛰어난 의원이니, 우리를 상하게 할 것이다. 어디로 도망해야 하겠는가”라고 했습니다. 다른 하나가 “횡격막 위와 명치끝 아래에 있으면(居肓之上 膏之下) 우리를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했습니다. 그 뒤 명의가 와서 “병이 황(肓)의 위와 고(膏)의 아래에 있으므로 뜸으로도 다스릴 수 없고, 침(針)도 그곳까지 미치지 않고, 약(藥)의 힘도 그곳까지 이르지 않으니, 어찌할 수 없습니다”라고 하니 경공은 “참으로 훌륭한 의원이다”라고 하며 후하게 대접하여 돌려보낸 후 얼마 후 죽고 말았습니다.

● 생각거리: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몹시 사랑하고 즐기는 것을 ‘천석고황(泉石膏肓)’이라고 합니다. 마치 고질병 환자처럼 산수(山水)에 중독되어 결코 빠져나올 수 없다는 뜻으로,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에 대한 애착을 표현할 때 쓰는 말입니다. 중국 당(唐)나라 때 전유암(田游巖)이 고종(高宗)에게 “신은 물과 바위에 대한 병이 이미 고황에 들고 안개와 노을에 고질병이 들었는데, 성스러운 시대를 만나 다행히 한가하게 지내고 있습니다(臣泉石膏肓煙霞痼疾 旣逢聖代 幸得逍遙)”라고 말한 것에서 유래하였습니다.

#한자성어#병입고황#춘추좌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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