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디지털 세상과 정보]AI, 이미지 생성 넘어 ‘진짜같은 합성’까지 가능해졌다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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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어 인식하는 능력 점차 발전
수백만 개 픽셀 중 일부만 변경땐
이미지 유지하며 정밀 수정 가능
디자인-스케치 작업에 활용 확대

나노 바나나로 생성한 이미지. 모델 인물 사진과 의상, 신발 등 소품 사진을 각각 입력하고 명령어를 넣으면 실제 모델이
옷을 입고 촬영한 것 같은 자연스러운 합성 이미지를 만들어 준다. 구글 나노 바나나 갤러리 캡처
챗GPT에 사진을 올려 ‘지브리 스타일 그림 만들기’가 유행할 때 ‘엄마 키를 조금만 크게 해달라’고 했더니 완전히 다른 그림이 나와 당황했던 경험 다들 있으셨죠? 인공지능(AI)에 생성된 이미지의 일부분만 수정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AI는 이미지를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새로 만듭니다.

그런데 최근 그 이미지 생성 기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나노 바나나’라는 이름으로 화제를 모은 구글의 ‘제미나이 2.5 플래시 이미지’는 단순 이미지 생성을 넘어 정교한 편집까지 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했습니다. 기존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마치 포토샵으로 편집하듯 원하는 부분만 수정할 수 있게 된 거예요.

● ‘마스킹’ 기술 발전으로 정교한 이미지 수정

이 발전된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 ‘조각가’를 떠올려 볼까요. 예전에는 AI가 매번 명령어를 입력받을 때마다 새로운 점토 덩어리로 처음부터 작품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이미 완성된 조각품에서 필요한 부분만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게 된 거예요.

비유를 더 구체적으로 들어볼게요. 여러분이 레고로 집을 만들었다고 상상해 보세요. 기존 방식은 ‘창문을 크게 해줘’라고 주문하면 집 전체를 부수고 새로 만들었지만, 새로운 기술은 창문 블록만 빼고 다른 블록으로 교체해 창문만 수정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나머지 벽, 지붕, 문은 그대로 두면서 말이에요.

부분 수정할 수 있게 된 것은 ‘마스킹(masking)’이라는 기술과 AI 자체 핵심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마스킹은 이미지를 픽셀 단위로 이해하고, 수정할 영역과 보존할 영역을 구분하는 기술입니다. 마치 미술 시간에 마스킹 테이프로 특정 부분을 가리고 색칠하는 것처럼 ‘여기는 건드리지 말고, 저기만 바꿔’라는 작업을 수행하는 거죠. 하지만 마스킹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AI 핵심 능력이 함께 발전했다는 겁니다. 이제 AI는 ‘엄마’라는 단어만 인식하는 게 아니라 사진 속 인물의 얼굴, 옷, 자세 등을 하나의 개체로 인식하고 기억할 수 있게 되었어요. 또 사용자가 ‘새로운 그림’이 아니라 ‘기존 그림을 일부 변경하길 원한다’는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게 되었죠. 수백만 개 픽셀 중 특정 부분만 정확히 목표로 해 변경하면서도 나머지는 완벽하게 보존하는 정밀 제어도 가능해진 거예요. 결국 ‘이미지 일관성 유지’는 마스킹이라는 도구를 AI의 향상된 이해력, 제어력, 정교함으로 더 잘 다룰 수 있게 된 질적 발전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AI로 달라질 건축 스케치, 패션 디자인 과정

그렇다면 이 기술 발전으로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가족사진에서 눈을 감고 있는 사람의 눈만 뜨게 만들 수도 있고, 모르는 사이에 배경에 찍힌 행인을 지울 수도 있어요. 더 놀라운 건 정지된 사진에 움직임을 추가하거나, 정면 사진만 있어도 옆모습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어떤 학생은 자신이 그린 스케치에 AI로 색을 입혀 웹툰을 완성했습니다. 어떤 사진작가는 흐린 날 찍은 사진의 하늘만 맑게 바꿔 작품을 완성했어요. 과거에는 포토샵 전문가만 할 수 있던 작업을 이제는 “하늘을 맑게 바꿔 줘”라는 간단한 명령만으로 할 수 있게 된 거죠. 건축 디자이너들은 건물 스케치에 다양한 재질과 색상을 즉시 적용하고, 패션 디자이너들은 옷의 패턴과 색상을 순식간에 바꿔 시뮬레이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놀라운 도구도 한 번에 완벽한 결과를 만들어주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마치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처럼, 여러 번 시도하고 조정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진에서 안경을 벗겨 줘”라고 요청하는 것보다 “검은 뿔테 안경을 제거하고 자연스러운 얼굴로 만들어 줘”처럼 구체적으로 요청해야 해요. 때로는 “눈 주변을 좀 더 밝게” “코 그림자를 조정해 줘” 같은 추가 요청을 여러 번 반복해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가 꿈을 찾아가는 과정과 닮아있어요. 처음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라는 막연한 목표에서 시작하지만 계속 생각하고 시도하면서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어’ ‘스토리텔링이 뛰어난 게임을 만들고 싶어’처럼 점점 구체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AI 시대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불과 두 달 전에 불가능했던 일이 이제는 가능해졌듯 여러분이 상상하는 미래도 생각보다 빨리 현실이 될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이런 도구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끊임없이 시도하며, 자신만의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가는 겁니다. 여러분은 이 놀라운 도구로 무엇을 만들어보고 싶나요? 실패해도 괜찮아요. AI도, 우리의 꿈도, 모두 한 번에 완성되는 게 아니라 조금씩 수정하고 발전하면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이미지 생성#마스킹 기술#이미지 편집#AI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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