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독감 10년來 최악 확산세… ‘12월 대유행’ 대비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23일 23시 24분


21일 서울 성북구의 한 어린이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체온을 재기 위해 보호자와 줄을 서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9~15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66.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명의 14.4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1일 서울 성북구의 한 어린이병원에서 어린이들이 체온을 재기 위해 보호자와 줄을 서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9~15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66.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명의 14.4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올겨울 독감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두 달 앞당겨 시작된 데다 환자도 최근 10년 새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달 둘째 주 독감 의심 환자는 외래 환자 1000명당 66.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환자 수(4.6명)의 14.4배에 이른다. 특히 7∼12세(170.4명)와 13∼18세(112.6명) 초중고교생들 사이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독감 유행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독감 환자가 늘어난 이유는 변이가 잦고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유행을 주도하는 데다 국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일본, 대만, 태국 등지에서 예년보다 이른 지난달 초부터 독감 유행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일본은 독감으로 휴교나 학급 폐쇄를 결정한 학교와 보육원이 3600곳에 이른다. 한국도 유례없이 길었던 추석 연휴에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학기 중 독감 유행이 시작돼 유행 규모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선 학급당 학생 3분의 1가량이 독감으로 결석하면서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지 않는 곳이 많다고 한다.

독감 유행이 65세 이상 고령층에까지 확산되는 다음 달이면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입원하는 환자들도 폭증할 전망이다. 독감 합병증으로 생기는 폐렴구균 폐렴은 고령층의 경우 치명률이 최대 60%에 이른다. 독감 유행을 막으려면 65세 이상 백신 접종률이 80%를 넘어야 하는데 현재 접종률은 75%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고, 이미 접종했더라도 덜 앓고 지나가려면 한 번 더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올겨울엔 독감 말고도 코로나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까지 동시에 유행하는 ‘트리플데믹’ 경고가 나온 상태다. 코로나는 팬데믹 때와 비교하면 치명률이 훨씬 낮아졌지만 여전히 독감보다는 높은 편이다. 정부는 고령층의 경우 독감 백신과 코로나 백신 동시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RSV도 영유아와 고령층, 기저질환자에게 중증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염병 확산은 의료뿐 아니라 교육과 산업 전반에 영향을 주는 복합 위기다. 12월 대유행과 트리플데믹 가능성에 개인과 정부 모두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독감#유행#환자 증가#변이 바이러스#백신 접종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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