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이 김건희 여사 오빠의 장모 집에서 나온 이우환 화백 그림의 출처를 수사하면서 그림 구매자가 김상민 전 검사라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3년 전 경매로 한국에 들어온 이 그림은 이후 재판매되면서 1억여 원까지 값이 올랐는데 김 전 검사가 현직 검사이던 2023년경 이 값에 그림을 사서 김 여사 오빠에게 전달한 것으로 특검이 파악했다는 것이다.
김 전 검사는 김 여사와 ‘특수 관계’에 있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김 여사는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김 전 검사가 경남 창원의창에서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당 지역구 현역이던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김 전 검사의 당선을 지원하면 선거 후 장관이나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며 불출마를 종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김 전 의원이 다른 지역구로 옮겨 출마했지만 김 전 검사는 타 후보에게 밀려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후 넉 달 뒤 김 전 검사는 국가정보원장 특별보좌관에 임명됐는데, 이때도 ‘현직 검사의 사전 선거운동’ 논란 끝에 낙천된 그가 기용된 걸 두고 뒷말이 많았다.
특검은 김 여사가 김 전 검사로부터 고가의 그림을 받은 대가로 국회의원 공천에 개입하고 재취업까지 알선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올해 7월 특검이 양평고속도로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본격화하자 김 여사 오빠는 자신의 집에 있던 이 화백 그림을 장모 집으로 옮겼다. 떳떳하다면 할 필요가 없는 일 아닌가.
김 전 검사는 “여사의 오빠 돈으로 대신 사 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여부 등 정확한 전후 사정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이미 김 여사는 서희건설로부터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등 ‘나토 3종 세트’를 받고 회장의 사위를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앉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금거북이를 받은 의혹도 나왔다. 특검 공소장에는 김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명품을 받은 뒤 “정부 차원에서 통일교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여사는 대통령의 부인일 뿐 공직 인사나 정당 공천 등에 관여할 어떤 권한도 없었다. 김 여사는 이 자리를 마음대로 사익을 취할 수 있는 ‘특권 면허’로 여겼던 것 아닌지 묻고 싶다. 앞으로 또 뭐가 더 나올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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