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집 ‘빛과 실’ 24일 출간
노벨상 강연문-미발표 원고 등 실려
차기 소설은 상반기 나오긴 힘들듯
문학과지성사 제공 ⓒ전명은
“이 일이 나의 형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을 지난 삼 년 동안 서서히 감각해왔다. 이 작은 장소의 온화함이 침묵하며 나를 안아주는 동안. 매일, 매 순간, 매 계절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한강의 산문 ‘북향 정원’에서)
지난해 노벨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사진)이 수상 이후 처음으로 새로운 책을 24일 선보인다. 출판사 문학과지성사는 “한 작가의 산문집 ‘빛과 실’을 출간한다”고 16일 밝혔다.
172쪽 분량인 신간에는 노벨 문학상 수상 당시 강연문을 포함해 미발표했던 시와 정원을 가꾸면서 쓴 일기 등 총 10여 편이 수록된다. 출판사 측은 “노벨 문학상 수상 이전부터 산문집 시리즈 ‘문지 에크리’ 중 한 권으로 출간을 준비해 왔던 책”이라며 “한 작가가 과거에 써 뒀던 원고 등을 새롭게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책이 특히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한 작가가 기존에 공개하지 않았던 글들이 다수 수록됐다는 점이다. 이번 산문집에는 미발표 원고가 절반 정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산문뿐 아니라 시도 실렸으며 지난해 ‘문학과사회’ 가을호(147호)에 실린 시 ‘(고통에 대한 명상)’과 ‘북향 방’ 두 편도 수록됐다. 지난해 12월 스웨덴에서 발표한 노벨 문학상 강연문 ‘빛과 실’이 공식적으로 책에 수록되는 것도 처음이다. 산문집의 제목 역시 이 강연에서 따왔다. 출판사에 따르면 예약 판매는 따로 하지 않고, 24일부터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해당 신간은 현재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소설가 한강의 유일한 산문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작가는 2007년 산문집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비채), 2009년 산문집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열림원)을 냈으나 현재 모두 절판된 상태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 집필 마무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던 한 작가의 차기 소설은 올 상반기에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작가는 노벨 문학상 수상 전부터 ‘겨울 3부작’의 마지막 편을 경장편 분량으로 집필해 왔다. 201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2018년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한 ‘작별’에서 이어지는 마지막 소설이다. 해당 작품이 공개되면 앞선 두 편의 단편과 이어지는 연작소설 형태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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