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적 대중가수의 중국 본토 공연이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성사됐다.
17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외교가 등에 따르면 국내 3인조 래퍼 ‘호미들’은 12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봄 투어 ‘형제들’ 첫 공연을 열었다. 2019년 데뷔한 호미들은 2000년생 3인으로 이뤄진 힙합 그룹이다.
한국 국적을 가진 대중가수가 중국 본토에서 공연 무대에 오른 것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한 중국이 2017년 한국 음악과 드라마, 영화 등을 제한하는 한한령을 내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7월 한국 록밴드 ‘세이수미’가 베이징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주중 대사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공연 3주를 앞두고 돌연 무산된 바 있다.
변화가 조금씩 감지된 건 지난해 초부터였다. 미국 국적의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가 지난해 1월 중국 산시성 등에서 공연했고, 5월엔 2017년 중국 투어가 취소된 적 있는 성악가 조수미의 공연이 베이징에서 열렸다. 영화계에서는 이달 초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 등이 베이징에서 중국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들과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연예계에선 중국의 한한령 방침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올해 10월 말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한한령이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최근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공연이 풀리는 기류가 보여 중국 시장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