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보석 등 4600억원대 가치 추정
마지막 국왕이 정부에 넘기고 망명
후손 “유럽인권재판소 판단 받을것”
이탈리아 사보이 왕가의 후손들이 1946년부터 이탈리아 중앙은행 금고에 보관되어 온 왕실 소유 보석을 돌려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17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 일메사제로에 따르면 로마 민사법원은 “사보이 왕가의 보석은 개인 자산이 아니라 국가 소유 재산”이라며 이를 돌려줄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현재 이탈리아 중앙은행 금고엔 과거 사보이 왕실 일원이 착용했던 왕관과 귀걸이 등 귀중품들이 보관돼 있다.
보석에 박힌 다이아몬드가 총 6732개, 진주가 2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감정된 적은 없지만 잠재 가치가 최대 3억 유로(약 4685억 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1900년부터 이탈리아를 통치한 사보이 왕가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6월 2일 이탈리아에서 국민투표로 입헌군주제가 폐지되고 공화국이 선포되면서 몰락했다. 사보이 왕가의 마지막 국왕 움베르토 2세는 국민투표 사흘 뒤 왕실 보석을 정부에 넘기고 황급히 망명길에 올랐다.
움베르토 2세의 손자인 엠마누엘레 필리베르토는 페이스북에 “이번 사건을 유럽인권재판소(ECHR)까지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보이 왕가 후손들은 과거 왕실이 소유했던 부동산 자산의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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