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라이보’ 산악 수색 등 가능
앞발 디딘 곳 뒷발 딛는 고양이 분석
처음 보는 지형서도 빠르게 걷게 해
수직 벽을 타고 움직이는 사족 보행 로봇 ‘라이보’의 모습. KAIST 연구진은 사족 보행 로봇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해 라이보에 적용했다. 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계단이나 벽, 장애물 등이 있는 복잡한 지형에서도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사족 보행 로봇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재난 현장이나 산악 수색 등 사람이 투입되기 어려운 환경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3일 KAIST는 황보제민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벽, 계단, 징검다리 등 불연속적인 지형에서 시속 14.4km로 달릴 수 있는 사족 보행 로봇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이 적용된 로봇 ‘라이보’는 1.3m 폭의 간격을 뛰어넘고, 징검다리나 30도 경사의 벽을 빠르게 달리는 등 어려운 과제를 무리 없이 통과했다. 해당 기술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5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안정적인 로봇의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기술을 개발했다. 로봇의 발이 내딛는 위치를 계획하는 ‘플래너’와 발 디딤 위치를 정확하게 따라가는 ‘트래커’다.
플래너는 신경망 기반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물리적으로 가능한 발 디딤 위치를 빠르게 탐색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경로를 검증할 수 있다. 뒷발이 정확히 앞발이 밟았던 곳을 디디는 고양이의 보행 방식에서 착안해 계산의 복잡도를 크게 낮출 수 있었다.
연구진은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학습 구조가 다양한 장애물과 불연속 지형에서 빠르게 보행할 수 있고, 처음 보는 지형에 대해서도 범용적으로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황보 교수는 “로봇이 재난 현장 탐색이나 산악 수색 등 실제 임무를 수행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