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정치 석학, 국회 포럼 참석
“여러 나라에서 민주주의 퇴보 현상
한미가 협력해 전 세계에 영감 주길
SNS 통한 성별 정치 양극화 심각”
1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주의 도전과 과제’ 포럼에서 발언하는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최종현학술원 제공
“한국 사회가 (비상계엄) 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을 보고 굉장히 많은 영감을 얻었다.”
세계적 정치 석학인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73)가 19일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12·3 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 의장에게 “(12월 3일 당시) 시민들이 달려와 국회를 지키고 국회의장과 동료 국회의원들이 했던 활동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고도 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한국과 미국 민주주의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민주주의미래포럼 참석에 앞서 우 의장과 만나 차담을 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퇴보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었다”며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양국의 제도를 더욱 강화해 나갈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함께 도출하고 지속적으로 협력해 전 세계 국가에 영감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우 의장은 “헌법과 법률의 절차를 지키는 데 있어 시민의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민주주의 회복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입증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시간이었다”고 화답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남녀 갈등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한국과 미국 내 정치 양극화 현상을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의 양극화에 성별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는 청년층을 겨냥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대신 자신에게 투표해 달라는 선거 운동을 했고 한국에서도 비슷한 캠페인이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어 “청년 남성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SNS와 관련해서도 우려를 표하며 “소수 사람에게 플랫폼이 통제되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보전하거나 사회적 안정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장치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콘텐츠 관리 권력을 플랫폼이 갖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콘텐츠를 고르는 모델이 주체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포럼에는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 쓰쓰이 기요테루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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