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민기 54년전 데뷔앨범 LP로 되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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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1주기 맞아 3주간 예약 접수
‘아침이슬’ ‘그날’ 등10곡 수록계획
‘학전김민기재단’도 올해안에 설립
후배들 ‘김민기 뒤풀이’ 추모콘서트

지난해 7월 21일 세상을 떠난 가수 고 김민기(사진)의 1주기를 맞아 그의 데뷔 앨범 ‘김민기’가 54년 만에 LP로 재발매된다. 올해 안에 고인을 기리는 ‘학전김민기재단’도 탄생한다.

학전은 8일 “고인의 1주기를 맞아 데뷔 앨범을 LP로 복원해 발매한다”고 밝혔다. 21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3주 동안 주요 온라인 음반 사이트에서 예약 주문을 받을 예정이다. 앨범은 제작이 마무리되는 11월부터 예약 발송한다.

고 김민기의 1971년 데뷔 앨범 ‘김민기’. 매니아디비 제공
고 김민기의 1971년 데뷔 앨범 ‘김민기’. 매니아디비 제공
앨범 ‘김민기’는 1971년 초판과 이듬해 2월 재판까지 모두 500장이 제작됐다. 학전이 2004년 이 앨범을 다른 앨범과 묶어 CD 패키지로 선보인 적은 있으나, LP로 정식 재발매하는 건 처음이다.

학전 측은 “1971년 오리지널 음반을 수집해 최신 기술로 음원을 복원하는 작업을 거쳤다”며 “절판된 정규 앨범의 복원으로 그의 음악적 유산을 재정리하는 아카이브 작업이 시작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고인은 ‘아침이슬’의 원작자이자 서울 대학로 소극장 ‘학전’ 대표로 평생 공연 문화를 일구는 데 헌신했다. 해당 앨범에는 ‘아침이슬’을 비롯해 한국 모던 포크에 한 획을 그은 ‘그날’ 등 10곡이 수록된다.

이 앨범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1972년 고인이 서울대 문리대 신입생 환영회에서 민중가요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당국은 판매를 금지시켰다. 당시 동판 프레스까지 압수·폐기돼 제작이 불가능해지자 고가에 암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아침이슬’이 해금된 뒤 한 음반사가 고인의 허락 없이 복원 음반을 무단 발매했다가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1990년 고인과 동일 음반사가 합의해 오리지널 앨범이 한시적으로 판매된 적도 있다.

복각되는 LP에는 1971년 심의에 걸려 ‘종이연’으로 제목이 바뀌었던 ‘혼혈아’가 원제대로 수록된다. 앨범 커버는 원본 디자인을 계승하되 시대 감각에 맞게 다듬었다. 친필 악보와 메모, 사진 등을 담은 40쪽 책자도 실릴 예정이다.

학전은 올해 안에 고인의 유지를 잇는 ‘학전김민기재단’도 설립할 계획이다. 학전은 “고인의 작품과 작업을 기록·보존하는 작업을 통해 그의 정신과 문화적 유산을 후대에 전할 것”이라며 “고인의 뜻에 따라 1주기 추모 행사나 공연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학전과 별개로, 고인을 기억하는 예술가들은 18∼20일 서울 강동구 소극장 스페이스 거북이에서 추모 콘서트 ‘김민기 뒤풀이’를 개최한다. 재즈 싱어송라이터 말로, 조용미 시인 등 고인을 존경하는 후배 음악인과 작가 등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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