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민정책 반대한 배드 버니
내년 슈퍼볼 무대 오른다는 발표에
“가장 미국적인 이벤트에 부적절
NFL이 끔찍한 결정 내렸다” 비판
내년 2월 열리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결승전 ‘슈퍼볼’의 하프타임 공연자로 발탁된 미국의 라틴계 팝스타 ‘배드 버니’. 사진 출처 애플뮤직
내년 2월 열리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 ‘슈퍼볼’ 공연 무대에 라틴계 팝스타 배드 버니(베니토 안토니오 마르티네스 오카시오·31)가 오르는 것에 대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배드 버니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슈퍼볼 후원사인 애플뮤직은 “배드 버니가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에 푸에르토리코를 가져온다”며 내년 2월 슈퍼볼 하프타임 쇼 공연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마가 진영에서는 지난달 10일 패션지 i-D 인터뷰에서 배드 버니가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당시 배드 버니는 “빌어먹을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콘서트장 밖에서 (팬들을 체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 때문에 미국 공연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연장이 이민 단속 작전이 펼쳐지는 공간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에서 공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 미국령이지만 카리브에 위치한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배드 버니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대한 불만을 사실상 노골적으로 표현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보수 논객 베니 존슨은 “배드 버니는 엄청난 트럼프 혐오자이자 반(反)ICE 활동가다. 영어로 된 노래도 없다”며 “NFL이 끔찍한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또 마가 진영에선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슈퍼볼의 공연 무대에 배드 버니가 오르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배드 버니는 자신의 뿌리를 음악 소재로 삼으며 2020년대를 대표하는 라틴계 가수로 자리 잡았다. 2018년 첫 정규 앨범을 낸 그는 푸에르토리코에서 발전한 ‘레게톤’(레게와 힙합 등이 섞인 장르)의 글로벌 대중화를 이끌고, 고향의 생활상과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음악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그래미상을 총 3회 수상했고, 지난해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아티스트 3위를 기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