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층 판사실 중 영장판사 방만 의도적 파손…알고 온 듯”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0일 1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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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 폭력난입 사태]
법원행정처장 “시설 피해 6억~7억 추산”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1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서울서부지방법원 소요사태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2025.1.20. 뉴스1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1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서울서부지방법원 소요사태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2025.1.20. 뉴스1
윤석열 대통령 구속에 반발한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난동을 벌인 사태와 관련해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20일 “판사실 중 영장 판사 방만 의도적으로 파손되고, 그 안에 들어간 흔적이 있는 것으로 봐선 이런 부분에 대해 알고 오지 않았나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 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지지자들이 영장 발부 판사를 찾으며 7층 판사실까지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파손된 방은 윤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의 방이 아닌 다른 영장전담판사의 방인 것으로 확인됐다. 천 처장은 “(법원 직원들의) 정신적인 충격 부분 빼고 시설 물적 피해는 6~7억 원 정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천 처장은 “제가 제일 충격 받은 부분은 발 디딜 틈 없이 유리 파편이 굴러다니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월요일부터 정상적인 재판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서부지법 담당자들이 사법 서비스가 지속돼야 법치주의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걸 알릴 수 있고, 그래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고 해서 오늘 재판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천 처장은 앞서 오전 조희대 대법원장 주재로 대법원에서 열린 긴급 대법관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도 보고했다. 그는 “법관 개인, 법원 재판에 대한 테러 행위 시도는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 부정일 뿐 아니라 사법부, 국회, 정부 등 모든 헌법기관 자체에 대한 부정행위일 수 있어서 굉장히 심각한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이 돼선 곤란하다,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극단적 행위가 일상화될 경우 우리나라가 존립할 수 없다는 걱정을 많이 피력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불법 난입, 폭력에 대해선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체 헌법 기관에 종사하는 분들이 한목소리로 얘기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과연 모든 재판이 신속·공정하고 형평성의 문제 없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일부라도 국민이 신뢰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사법부가 반성하고 노력해야 하지 않겠냐는 지적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영장 재판 하나가 모든 재판 전체를 결정하는 것처럼 중차대한 부담을 영장판사 개인에게 지우는 사법 시스템은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조건부 구속영장제’의 입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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