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개막]
어제 최고인민회의… 메시지 주목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틀 만인 22일 최고인민회의를 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내외 정책 방향을 알리는 시정연설을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북한이 생각하는 북-미 대화의 전제 조건에 대한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사실을 즉각 보도하면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외교가에선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대미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북한을 ‘핵 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언급했지만 북한으로선 트럼프 행정부의 핵군축 협상 의지를 명확히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며 “구체적 메시지를 낼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트럼프 2기의 대북 정책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북한이 모호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 최고인민회의 이후 북한이 사회주의 헌법에서 ‘통일’ 표현을 삭제하고 ‘영토 조항’을 신설하는 개헌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뒤 영토 조항 신설 등을 공개 지시했다.
북한 관영 매체인 노동신문은 이날 논평 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및 취임 사실을 두 줄 분량으로 전했다.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이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직후 곧바로 관영 매체를 통해 취임 사실을 보도한 건 처음이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 취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