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참모들 첫 접견서 “의기소침 말고 각자 최선 다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31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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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 대통령의 일반인 접견 금지 조치가 해제된 31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탑승 추정 차량들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을 통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 대통령의 일반인 접견 금지 조치가 해제된 31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탑승 추정 차량들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을 통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을 접견한 뒤 “대통령실이 국정 중심인 만큼 의기소침하지 말고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접견 후 “대통령은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잘 지내고 있다’고 말씀했다”면서 “건강하고, 또 의연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이) 연휴 중 의료체계는 잘 작동됐는지, 나이 많이 잡수신 분들 불편 겪지는 않으셨는지 물으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접견에는 정 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김주현 민정수석, 강의구 부속실장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되고 나서 2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변호인 외 접견 금지 조치를 해제한 뒤 이뤄진 첫 일반 접견이다. 오전 10시부터 30분 정도 다른 수용자와는 분리된 장소에서 면담하는 장소 변경 접견 형식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이 이날 참모들에게 ‘국정의 중심’을 언급한 것을 두고 “대통령으로서의 건재함을 드러낸 옥중정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 직무정지 이후 정무·안보·정책 등 전 분야가 ‘개점휴업’ 중인 가운데 국회의 탄핵 의결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치며 참모들을 격려했다는 것. 아울러 연휴 중 의료체계나 노년층 불편 등 민생 관련 현안에 대한 우려를 짚으면서 구속 중에도 민생 현안을 챙기는 방식으로 ‘옥중 통치’를 이어가고 있다는 이미지를 부각했다는 분석도 있다.

정 실장은 대통령실 내부 공지를 통해 “대통령께서는 아무 말 없이 저를 안아주시고는 대통령실 비서관, 행정관들의 안부부터 물으셨다”며 직원들에게 “견위수명(見危授命·나라가 위태로울 때는 목숨도 바친다)의 자세로 앞으로의 난관을 굳건하게 헤쳐나가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자신을 찾는 여권 인사들을 통해 지지층 결집을 위한 옥중 메시지를 발신할 전망이다. 김대기·이관섭 전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전직 참모들, 국민의힘 의원들과 여당 소속 시도지사들도 순차적으로 윤 대통령을 접견할 방침이다. 다만, 김건희 여사는 윤 대통령 면회를 위해 구치소를 방문하진 않을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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