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4대그룹 싱크탱크 만나고, 與 반도체 단지 찾고… ‘친기업’ 경쟁

  • 동아일보

코멘트

이재명 “의견 주면 신속하게 반영”
권영세 “필요하다면 추경 즉시 편성”
野 “1%대 성장률, 5년내 3%대로”
‘성장 우선’ 대선공약 전략 오늘 발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여야가 ‘친기업’ 경쟁에 뛰어든 모습이다. 대선 국면에서 민생 경제 회복을 강조하며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한 수싸움에 본격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6일 ‘임기 내 경제성장률 3% 달성’ 등의 목표를 담은 ‘성장 우선’ 전략을 발표한다. 7일엔 사실상의 대선 공약기구인 ‘모두의 질문Q’도 출범한다. 최근 중도 확장 작업을 본격화한 이재명 대표가 ‘성장 우선’을 앞세운 대선 공약 밑그림을 제시한 것이란 평가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반도체 특화단지를 찾아 “필요하다면 즉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할 생각”이라며 추경 가능성을 열어 놨다. 국민의힘은 반도체특별법과 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 고준위방폐장법, 해상풍력법 등 ‘미래 먹거리 4법’의 조건 없는 처리를 이 대표에게 재차 촉구했다. 집권 여당으로서 국정 운영 주도권을 놓지 않고 민생 현안을 적극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 李 ‘성장 우선’ 대선 공약작업 본격화

‘수출기업 토론회’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5일 국회에서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이 대표는 4대 그룹 관계자를 초청한 자리에서 통상 문제 해법에 대해 “일선 기업인, 경제인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수출기업 토론회’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5일 국회에서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이 대표는 4대 그룹 관계자를 초청한 자리에서 통상 문제 해법에 대해 “일선 기업인, 경제인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5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집권플랜본부는 6일 신년 세미나를 열고 인공지능(AI)과 문화, 안보를 축으로 한 ‘Growth First(성장 우선)’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유니콘기업 100개와 시가총액 100조 원 이상 기업 6개 육성을 통해 현재 1%대인 경제 성장률을 5년 내 3%대, 10년 내 4%대로 올리겠다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다. 지난 20대 대선 때 민주당은 구체적인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수출 1조 달러, 국민소득 5만 달러’라는 목표만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민주당은 7일에는 대선 공약 구상 기구인 ‘모두의 질문Q’도 출범한다. 시민과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받아 대선 공약 밑그림을 그려 나가는 작업이다.

이 대표가 최근 꾸준히 재계 및 경제계와의 접촉을 이어 가는 것도 이 같은 ‘성장 중심’ 공약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이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그룹 싱크탱크 관계자들과 함께 ‘트럼프 2.0시대의 통상·산업정책 경청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좌장을 맡아 “최근 급변하는 국제 상황이 당황스러울 정도”라며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시면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신속하게 만들어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이 대표는 “일선 기업인, 경제인들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주52시간 예외규정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반도체특별법 중 지원 대책 부분이라도 먼저 통과시키면 된다”며 “100걸음 중 50걸음이라도 먼저 나가는 게 한 걸음도 안 나가는 것보다 낫지 않느냐”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기업인 측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첨단산업 중심의 국가 차원 산업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했고, 민주당도 이 부분에 공감했다”고 했다.

● 與 “미래 먹거리 4법 일괄처리하자”

안전모 씌워주는 권영세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5일 경기 평택 고덕변전소에서 국민의힘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 특위 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에게 안전모를 씌워주고 있다. 이날 여당은 반도체 특화단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고덕변전소를 찾아 전력망특별법 처리를 촉구했다. 평택=뉴시스
안전모 씌워주는 권영세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5일 경기 평택 고덕변전소에서 국민의힘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 특위 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에게 안전모를 씌워주고 있다. 이날 여당은 반도체 특화단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고덕변전소를 찾아 전력망특별법 처리를 촉구했다. 평택=뉴시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 내 고덕변전소에서 ‘인공지능(AI) 혁명을 위한 전력망 확충’ 간담회를 열었다. 이곳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위치한 반도체 분야 특화단지다. 권 비대위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조건을 붙이지 말고 추경을 추진하자’는 이 대표의 제안에 대해 “민주당이 지난해 예산을 엄청나게 깎고 나서 바로 1월 초부터 추경을 얘기하는 건 진정성에 대해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 당은 경제 상황을 보고 예산이 필요한 부분이 어디에 있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여야정 협의체에서 추경뿐 아니라 지금 시급히 처리해야 할 반도체 특별법 등을 같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며 “이 대표가 진정성이 있다면 여야정 협의체에 참여해서 모든 문제를 열어 놓고 대화를 나누면 된다”고 말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미래 먹거리 4법을 아무런 조건 없이 최대한 신속하게 일괄 처리하자”며 “조건 없는 일괄·신속 처리 없이는 이 대표의 우클릭은 ‘헛클릭’”이라고 했다.

#조기 대선#친기업 경쟁#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이재명#권영세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