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에 대한 지지자들의 비난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통합을 요구하는 비명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또 최근 당 관계자들에게 ‘겸손’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당의 차분한 대응을 주문한 취지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비난을 멈춰 달라”고 밝혔다. 그는 “팩트가 틀리면 반박하고, 예의와 품격을 갖춰 토론하면 된다”면서 “그러나 상대에게 모멸감을 주는 방식으로 공격하고, 의사 표현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비난하면 생산적인 논쟁이 어려워진다. 결국 다 함께 할 식구끼리 서로 비방하면 누가 가장 좋아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정당의 생명력은 다양성에서 나온다. 활발한 토론이야말로 창의성과 역동성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절대군주가 지배하던 왕정 국가에서도 군주의 의견에 반대하는 ‘간관’을 일부러 채용했고, 기업은 조직의 발전을 위해 레드팀을 구성해 ‘반대 롤’을 맡기기도 한다”면서 “민주주의 산물인 정당에선 훨씬 더 치열한 논쟁과 비판이 공존하는 것이 당연하고 권장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헌정 파괴’에 반대하는 ‘헌정 수호’ 세력이 모두 힘을 합쳐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는 없다”고 했다. 그는 “공존과 통합으로 정당민주주의를 수호해 온 것이 민주당의 길이라 믿는다”며 “함께 힘을 합쳐 내란을 완전히 종식하고 무너진 민생을 회복하는 데 총력을 다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비명계 끌어안기’에 나선 이 대표는 이달 13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시작으로 비명계와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21일에는 지난해 총선 ‘비명횡사’의 상징으로 꼽히는 박용진 전 의원과 만나 “선거 과정에서 박 전 의원이 고통받은 것이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24일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찬을, 27일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오찬을 한다.
한편 이 대표는 최근 주요 당 관계자들에게 ‘윤 대통령에 대해 너무 가혹하게 느껴질 표현은 안 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을 이달 25일로 지정한 가운데 민주당이 동요 없이 차분한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한 취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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