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중도층 이탈에 黨노선 여전히 혼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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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헌재-공수처 비판 자제
의원 20여명은 항의방문 ‘엇박자’
권성동 “중도층 공략 플랜B 없어”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 “기업들 앞에서는 친기업 보수 정치인 코스프레를 하고, 상속세 최고세율 조정은 ‘초부자 감세’라며 반기업 극좌 정치인의 본색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발언하고 있는 권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왼쪽).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이 중도층 민심 이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당 노선을 두고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여당 투톱이 24일 동시에 헌법재판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비판을 자제했지만 당내 의원 20여 명은 이날 공수처 항의 방문에 나서는 등 엇박자가 나고 있는 것. 여권 대선주자들이 공개적으로 중도층 공략을 위한 ‘플랜B’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23일) 비공개 간담회에서 “‘플랜B’를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모두 발언에서 헌재 탄핵 심판 과정과 공수처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 최종 변론에서 (탄핵 심판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헌재는 단심이기 때문에 단심 결정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최종 변론을 앞두고 중도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하고 탄핵 찬성 응답이 상승한 가운데, 여당 지도부가 처음으로 조건 없이 헌재 탄핵 심판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나경원 윤상현 등 국민의힘 의원 20여 명은 경기 과천시 공수처 청사를 방문해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항의하고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가 기각된 사실을 은폐하고 서부지법에 다시 청구했다는 ‘영장 쇼핑’ 의혹을 제기했는데 여기에 힘을 실은 것이다. 여당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헌재나 공수처의 절차적 흠을 지적할 순 있지만 이들을 강하게 압박할수록 중도층 입장에선 오른쪽으로 멀어지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당 지도부는 ‘반(反)이재명’ 기치를 내걸어 분열을 막겠다는 복안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란 발언에 대해 “변호사 시절엔 검사를 사칭했고 결혼한 사람이 총각을 사칭했다는 의혹도 있었다”며 “이젠 당 대표가 돼 보수까지 사칭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 대표 지지율이 박스권이라 해볼 만하다”며 “설령 대선이 와도 해볼 만하니 비관적일 것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지금 ‘이재명 말바꾸기’ 책자를 만들고 있다. 이 대표가 중도층인 것처럼 행세하는 것에 대해 일시적 거짓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과거 발언들을 쭉 모으고 있다”고 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반이재명’은 그 자체로 중도층을 아우르는 하나의 전략이기 때문에 일단 여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중도층 이탈#이재명#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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