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추위원 정청래 “신뢰 잃은 대통령 다시 설 수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25일 2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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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심판 최종 변론에 참석하고 있다. 2025.02.25 사진공동취재단
정청래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심판 최종 변론에 참석하고 있다. 2025.02.25 사진공동취재단
국회 탄핵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피청구인 윤석열에게서 민심은 떠났다”며 “신뢰를 잃은 대통령은 다시 설 수 없다”며 파면을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기일의 청구인 측 최종의견 진술에서 “전 국민이 텔레비전 생중계로 무장한 군인들의 폭력 행위를 봤다”며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을 파면해야 할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은 이미 성숙 돼 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12·3 내란의 밤,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도 계엄을 목격했다”며 윤 대통령이 4일 변론 때 말했던 “(계엄 때) 실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 같은 걸 쫓는 느낌”이라는 발언을 역공에 활용한 것이다.

정 위원장은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헌법의 기본권 조항을 관통하는 근본 원칙”이라며 “헌법은 생각과 주장, 의견이 다를 때 대한민국은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결정해놓은 대국민 합의 문서”라고 말했다. 이어 “헌법은 국민 전체의 약속이자 국민이 지켜야 할 이정표, 나침반”이라며 “그런데 윤 대통령은 피로서 지켜온 민주주의를 짓밟고 피를 잉크 삼아 찍어 쓴 헌법을 파괴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복직하면 또다시 비상계엄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한 매우 위험한 인물”이라며 “나라와 헌법을 사랑하는 국민을 총칼로 죽이려 했고, 피로 쓴 민주주의의 역사를 혀로 지우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말살하려 했던 윤 대통령은 파면돼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 측이 주장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선 “윤 대통령은 부정선거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며 “부정선거 음모론은 계엄 선포문에도 없던 사후 알리바이에 불과하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비상계엄 당일 담을 넘어 국회 안으로 진입하던 자신의 행동을 언급하며 감정이 북받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계엄선포 당일) 긴급속보를 보고 체포나 연행을 당하지 않을까 살 떨린 두려움을 안고 담을 넘었다”며 “36년 전 밤이 어젯밤 악몽처럼 떠올랐다”고 말했다. 수 차례 울컥이며 “새벽 1시 안기부에 잡혀 을지로 어딘가 호텔로 끌려가 수건으로 눈을 가려진 채 4시간동안 주먹질 발길질로 고문과 폭행을 당했고, 살아있음이 고통이었다”고 말하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대로라면 수많은 사람이 죽음을 피하지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탄핵심판#최후변론#정청래#비상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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