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전투기 오폭’에…공군 모든 항공기 비행 제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7일 13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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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음주-건강문제 없어”

한미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실시된 6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의 한 민가에 공군 전투기 KF-16이 잘못 투하한 공대지 폭탄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5.3.6/뉴스1
사상 최초로 공군 전투기가 민가 지역을 오폭해 부상자가 다수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공군이 폭탄을 잘못 투하한 KF-16 전투기는 물론 사실상 모든 기종 항공기에 대해 비행을 제한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대규모 한미 연합연습인 ‘프리덤 실드(자유의 방패·FS)’를 나흘 앞두고 이런 조치가 이뤄진 가운데 FS 기간 실시될 한미 연합 공중 훈련도 정상적으로 시행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7일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공군은 6일 오전 10시 4분 MK-82 폭탄 오폭 사고가 발생한 직후 사고 기종인 KF-16을 포함한 전투기와 수송기, 헬기 등에 대한 비행을 중단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대북 감시 정찰 임무를 위한 정찰기와 비상사태 발생 시 즉각 출격해야 할 비상 대기 전력 전투기 등 최소한의 전력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항공기에 대한 비행 제한 조치를 취한 것.

통상 전투기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고가 발생한 기종에 한해 비행을 중단시키는 것이 관례적이다. 조종사 사망 등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에 한해선 공군 조종사들의 심리 상태 등을 고려해 사고 당일에 한해 모든 기종의 비행을 중단한 사례는 있지만 이번엔 민간인 부상자가 다수 발생한 만큼 최소한 이번 주말까지, 나흘간 비행 중단 조치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우선 주말 중 공군 수뇌부 회의를 거쳐 비행 재개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장 다음 주 월요일인 10일 한미 연합 24시간 실비행 연습 등 FS를 계기로 한 한미 연합 공중 훈련이 계획돼 있어 이 훈련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미 연합 공중 훈련임에도 정작 연합 훈련의 한 축인 한국 공군은 빠지는 전례 없는 결과로 이어지며 한미동맹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

그러나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오폭 사태의 경우 조종사가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하는 등 사고 원인이 비교적 분명한 만큼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비행이 단계적으로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한미 연합 24시간 실비행의 경우 우리 측 공군 전력이 계획대로 모두 참가하진 못하더라도 일부라도 참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음 주 중반부터는 연합 훈련 등이 정상 시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오폭 사고를 낸 전투기에 타고 있던 공군 조종사는 사고 당일인 6일이나 전날 음주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 상태 역시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기본적인 표적 좌표 확인조차 하지 않는 등 군의 전반적인 기강 해이가 이번 참사를 불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12·3 비상계엄 후속 조치로 진행된 군 주요 직위자 보직해임 등으로 인한 지휘부 공백 사태를 이른 시일 내에 해소해 군 지휘부를 정상화하고, 이를 통해 군의 기강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선호 국방부장관 직무대행은 사고 당일인 6일에 이어 7일에도 대책 회의를 열고 사고 후속 조치 등을 논의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6일까지만 해도 이번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중상자와 경상자를 포함해 15명이었지만 추가 신고 등으로 29명으로 늘었다. 늘어난 부상자는 대부분 열상과 찰과상 등의 경상자다. 중상자는 29명 중 2명으로 수술 등을 통해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공군#전투기#오폭#한미 연합훈련#비행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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