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뉴스1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또다시 옥중 메시지를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을 강하게 비난하며 지지층 결집을 통한 여론전으로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가족 및 변호인단 접견에서 자신의 손 편지를 전달했다.
김 전 장관은 전날 작성한 편지에서 “불과 3개월 전만 하더라도 악의 무리의 내란 몰이 선동으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막다른 절벽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50% 안팎까지 올라왔다는 한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여러분들 덕분에 어둠이 걷히고 희망이 찾아왔다”고 했다. 이어 “악의 무리가 저지른 불법·거짓 행각들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자유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획책한 내란범이 누구인지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3일 작성한 옥중 편지. 독자 제공김 전 장관은 민주당을 ‘악의 무리’라고 표현하며 ‘죄악상’ 10개를 나열했다. 그는 △중국·북한과 결탁해 부정선거로 민주주의 근간을 흔든 죄 △정부 관료 ‘줄탄핵’으로 사법부·행정부를 마비시킨 죄 △비상계엄을 내란 몰이로 체제 전복을 노린 죄 △윤 대통령을 비롯한 계엄 관계자를 불법·체포·구금 수사하도록 압박한 죄 △완장 찬 문형배(헌재소장 권한대행)와 짜고 사기 탄핵을 공모해 국민을 농락한 죄 △의회 독재 패악질로 국민에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준 죄 등을 적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악의 무리의 극악무도하고 파렴치한 죄악상들을 낱낱이 밝혀 국민의 이름으로 반드시 처단하자”며 “이를 위해 넘어야 할 첫 번째 고지가 눈앞에 와 있다”고 했다.
끝으로 “몸과 마음이 지치고 또 지쳐서 병상에 누워 계신 분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멈출 수 없다”며 “자유대한민국의 영광된 미래를 생각하며 끝까지 싸우자.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장관은 지난달 28일 작성한 옥중 편지에선 ‘헌재는 대통령 탄핵 심판을 즉각 각하하라’ ‘불법 탄핵 재판을 주도한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이상 헌재 재판관)을 즉각 처단하자’ 등 구호를 적은 바 있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사태 2인자로 지목된 인물로, 윤 대통령에게 직접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하면서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27일 주요 내란 혐의 피의자 중 처음으로 구속기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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