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일각 “당원도 아닌 韓, 당에 단일화 일임하는 건 비겁”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8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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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강변서재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방식에 대한 모든 결정을 국민의힘에 일임한 것에 대해 8일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비도 내지 않고 당원도 아닌 무소속 한 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당에 일임하는 것은 비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 총리는 이날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방식 질문에 “그 방식은 당에 일임했다. 당이 정하는 모든 방식을 받아들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 단일화 방식 결정을 넘긴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당 일각에선 “정치적으로 비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영남권 재선 의원은 “김 후보와의 단일화를 주도하고 직접 협상을 해야 하는 당사자인데, 정치적으로 유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단일화 협상 태도를 보면 실제로 대선을 치를 의지가 있는지 혼란스러워 하는 의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한 전 총리가 우리 당 소속도 아닌데 당에 협상을 일임하고 뒤에 숨는 듯한 모양새가 대선 후보로서 맞는 태도냐”고 지적했다. 다른 초선 의원도 “지도부가 경선 초반부터 한 전 총리를 옹립하기 위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일을 한 것 아니냐”며 “일부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탄핵 이후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본인들이 원하는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전세계 정당 역사상 사례가 없는 일”이라며 당 지도부와 한 전 총리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전에 계획한 듯 무소속 후보를 위한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공식 후보로 뽑히자마자 당에 있지도 않은 사람, 바깥에서 (경선에)등록도 안 한 사람과 단일화 하란 말이 어딨나”라고 했다. 김 후보 측은 “한 전 총리가 당의 최종 후보 자리를 약속받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한 전 총리 측에서는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반박에 나섰다. 한 전 총리 측 이정현 대변인은 이날 “당에 일임하겠다는 것은 단일화를 위해 당에서 결정하는 것을 개인 의견을 내지 않고 다 따르겠다는 뜻”이라며 “(김 후보가) 경선 내내 단일화를 약속하고 표를 얻어 후보가 됐는데, 지금 와서 무임승차라는 얘기가 말이 되느냐”고 했다.

한 전 총리는 당 지도부와 사전 교감설에 대해 “당 지도부가 미리 결정한 것이 아니고 국민이 판단하는 일”이라며 “김 후보가 사실이 아닌 얘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한덕수#국민의힘#단일화#김문수#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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