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2]
김문수 향해 “내란 비호 후보” 날세워… 선대위도 ‘내란 종식’ 키워드 내세워
李, 다산 머문 사의재 찾아 실용 강조… “네 편 내 편, 좌우 색깔 따질때 아냐”
박지원-정청래 “이재명이 김대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전남 해남군 해남읍 해남국민광장을 찾아 시민들과 지지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이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께선 ‘상인의 현실 감각을 가지되 선비 정신을 잊지 말라’고 하셨다”며 “국가가 위기다. 네 편, 내 편을 따지고 좌우를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해남=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1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향해 “내란 동조 세력인 국민의힘과 내란을 비호하는 후보가 어떻게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1호 당원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국민을 상대로 총부리를 들이댄 내란 행위에 대해 석고대죄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후보를 내란 동조 세력으로 규정하면서 ‘내란 종식’ 프레임을 부각한 것이다.
이 후보는 대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이날 호남에서 그동안 이어 온 ‘경청 투어’를 마무리했다. 그는 전남 화순과 강진, 해남, 영암을 차례로 방문하며 다산 정약용 선생과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실용주의’와 ‘통합’ 정신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이 정치적 박해를 받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재판을 받고 있는 자신에게 빗대기도 했다.
● “반역사세력 반드시 제압하자”
이 후보는 영암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의 후보 교체 논란에 대해 “엉터리로 후보 교체를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기존에 선출된 후보가 다시 됐다니 다행”이라고 했다. 김 후보를 향해선 “어떻게 하면 국민의 삶을 개선할지에 대한 건전한 정책 대결이 있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김 후보를 윤 전 대통령과 묶어 ‘내란 동조자’로 규정했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김 후보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낸 점을 언급하며 “그러기 전에 국민에게 사죄부터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관계자는 “탄핵에 반대했던 김 후보가 상대 후보가 되는 것이 ‘내란 종식’ 프레임을 강조하기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는 메시지도 이어갔다. 그는 화순에선 “우리는 지난해 12월 3일에도 싸워 이겼고 지금도 계속되는 내란을 싸워 이기는 중”이라고 했다. 5·18민주화운동을 언급하며 “앞으로도 이런 반역사세력, 반민주공화국 세력을 반드시 제압하고 국민이 주인으로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자”고도 했다.
선대위도 ‘내란 종식’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윤여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6·3대선은 윤석열과 그 추종세력을 엄중하게 심판하는 선거”라며 “변혁의 변곡점을 만들어내는 선거”라고 했다. 강훈식 종합상황실장은 윤 전 대통령이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에 대해 “김 후보가 ‘반헌법세력’임을 윤 전 대통령이 확인해준 것이고, 그들이 정권을 이어 나가겠다는 것을 명확하게 확인해준 것”이라고 했다.
● 다산 정약용, DJ 언급하며 ‘실용주의’ 강조
이 후보는 이날 ‘탈이념’과 ‘통합’ 정신을 반복해 강조했다. 그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전남 강진으로 유배 간 직후 머물렀던 사의재를 방문한 뒤 “정치적 박해에도 실용주의를 추구한 다산의 정신을 되새긴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지지자들과 만나서도 “정약용 선생은 상대 당파와도 같이 합동 연구를 했다. 현대식 표현으로, 좌우나 색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것”이라며 “우리도 정책을 세우고 국정을 운영할 때 편을 가르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정약용 선생은 18년간 유배를 당했다는데, 제가 당한 10년에 비하면 훨씬 길다”고도 했다.
해남에서도 김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핍박받은 사실을 강조하며 “김 전 대통령이 겪은 고난에 비하면 내가 겪은 고난이 얼마나 대수겠느냐마는, 중요한 건 공인의 자세”라며 “우리가 지금 네 편 내 편 따지고, 좌우 색깔을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화해하고 포용하고 용서해 국력을 한곳으로 모아 IMF(외환위기)를 이겨내고 문화강국, 정보기술(IT) 강국의 초석을 깔았던 것처럼 6월 3일이 새로운 나라로 나아가는 첫 길이 돼야 한다”고 했다.
현장에 동행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를 ‘제2의 김대중’이라고 불렀다. 김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박지원 의원은 “이 후보는 DJ가 환생해서 온 것”이라 했고, 정청래 의원은 “김대중이 이재명이다, 이재명이 김대중이다”를 지지자들과 함께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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