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당과 절연을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겨냥해 “타고난 인성은 어쩔 수 없나보다”고 비판했다. 전날 홍 전 시장이 “당에 정나미가 떨어진다”고 지적하자 맞받아친 것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권 위원장을 향해 “본인들이 러브콜했다가 응하지 않으니까 인성 운운하는 것은 무슨 황당한 일인가”라며 설전에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홍 전 시장에 “막걸리 한 잔 하자”고 러브콜을 보내자 보수 진영 내부 비방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권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은 홍 전 시장을 향해 “이 당에서 두 번의 대권 도전, 두 번의 광역단체장 당선, 수차례 국회의원 당선을 한 분이 이제 와서 이러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이동하고 있다. 2025.04.29.뉴시스홍 전 시장은 전날 지지자들과의 소통 채널에 “두 번 탄핵 당한 당과는 절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급해지니 비열한 집단에서 다시 오라고 하지만 근처에도 가기 싫다.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집단이기에 나온 것”이라고 적었다. 홍 전 시장은 6·3 대선 경선에 출마해 1차 경선 4명 안에 들었지만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를 주장한 김문수 후보에 밀려 탈락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탈당했다.
이준석 후보가 권 위원장을 향해 “내가 국민의힘을 나와 그 당의 반문명과 무지성에 대해 비판하니 싸가지 없다고 집단 린치를 가하던 그때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며 “사기 경선 피해자인 홍 전 시장에게 감히 타고난 인성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그야말로 진짜 싸가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권 위원장도 즉각 “보수 전체를 위해 열심히 뛰길 바란다”며 “젊은 정치인으로서 정치공학적 계산이 아닌, 손해를 보더라도 ‘정의’, ‘바름’을 추구하는 그런 모습을 기대하겠다”고 받아쳤다.
보수진영에서 홍 전 시장을 두고 설전이 벌어진 배경에는 민주당이 홍 전 시장의 정책통이었던 이병태 전 KAIST 교수를 영입하려 했다가 불발되는 등 홍 전 시장 측 인사들이 민주당으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는 서둘러 봉합하고 나섰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는 기자들과 만나 “홍 전 시장님이 경선 과정에서 당에서 상처받은 부분이 있다면 정중하게 다시 돌려놓아야 한다”며 “마음 같아선 정말 하와이라도 가서 시장님 잘 모시고 싶다. 조만간 전화드리겠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홍준표 선배님은 단연 군계일학”이라며 “선배님은 보수의 영웅이셨다. 앞장서서 지켜주셨던 이 나라, 이 당의 역사만은 버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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