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수로 운용능력 급진전
우리 軍도 요격 무기 배치 등 대응
북한이 우크라이나 파병을 통해 고도화한 드론 전력도 핵·미사일 위협만큼이나 대한민국 안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드론 개발은 북한의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8대 부문 중 무인항공공업 부문에 포함된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폭탄을 장착할 수 있는 소형 쿼드콥터 드론을 활용한 전투 훈련을 참관한 것을 두고, 러시아가 제공한 드론 제작·조종법을 대남 실전에 적용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18일 “북한이 소형 드론을 한미 첨단 전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로 보고, 개발 배치에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유사시 탐지·요격이 힘든 수백, 수천 대의 소형 드론을 한국에 동시다발로 침투시켜 우리 군의 주요 전력과 지휘부를 타격하는 작전계획을 세웠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와 올해 드론 성능 시험을 잇달아 참관하며 자폭 드론을 대량 생산하라고 독려한 것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이스라엘·러시아 기종과 매우 흡사한 자폭 드론과 레이더에 안 잡히는 골판지 드론 등 10여 종을 공개했다.
올해 3월엔 인공지능(AI)이 적용된 자폭형 드론도 선보였다. 군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파병을 계기로 드론의 압도적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효용성을 체득한 북한은 이를 대남 군사전략·전술에 접목해 위협을 극대화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우리 군도 대응책 마련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로부터 자폭 드론 200대를 도입한 데 이어 골판지 드론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소형 드론을 자체 개발하는 한편으로 지난해 말에는 세계 최초로 드론 요격용 레이저 대공무기를 실전 배치했다. 군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드론 위협에 맞서 AI 기술로 드론을 잡는 ‘헌터 드론’, 재밍(전파 방해)이 불가능한 광섬유 드론 등의 개발 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