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운데)가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남부골목시장 입구에 마련된 유세 차량에 올라 두 팔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김 후보는 강서구 유세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방탄 조끼 입고 방탄 유리 다 쳐놓고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 되겠느냐”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방탄 유리, 방탄 조끼, 방탄 입법으로 지은 죄를 씻을 수 있겠습니까.”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과 경기 하남 유세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겨냥해 “자기를 방탄하기 위해 방탄 국회를 만들고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이같이 맡했다. 이 후보는 전날부터 테러 위협을 이유로 유세차 위에 3면 ‘방탄 유리막’을 설치했다. 김 후보는 유세 현장 곳곳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도둑놈’ ‘연탄가스’라고 지칭하며 심판론을 띄웠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강서구 남부골목시장 유세 연설에서 입고 있던 선거 운동복의 지퍼를 내리며 “나는 방탄 조끼를 입을 필요가 없다. 총 맞을 일이 있으면 나는 맞겠다”고 말했다.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앞에선 “자기가 지은 죄가 얼마나 많으면 방탄 조끼를 입은 것도 모자라 방탄 유리도 두는 거냐”라고 했고,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 유세에선 “죄 많은 사람은 방탄 조끼를 입을 것이 아니라 가장 안전한 국가 방탄 시설, 교도소에 가서 앉아 있으면 된다”고 했다. 하남 유세에선 “국가 방탄 시설이 바로 감옥”이라고도 말했다. 또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거론하며 “저도, 제 아내도 법카를 써본 적이 없다. 이렇게 조금의 틈만 있으면 비집고 나오는 연탄가스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으면 되겠느냐”고 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하고 특검법을 추진한 점도 비판했다. 그는 “도둑놈이 대법원장을 오히려 청문회 하고 특검 하면 이게 대한민국 민주주의 맞느냐”라고 했다. 또 “선거법 위반, 허위사실 유포죄가 겁나서 대법원에서 이 후보를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하니까 ‘대법원장을 청문회 하겠다, 특검을 하겠다’며 쥐고 흔들고 자기를 방탄하려고 하는데 용서가 되느냐”고도 했다.
민주당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구성 요건 중 ‘행위’를 삭제하는 것을 추진하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도둑놈이 경찰서 다 없애자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 도둑놈이 절도죄를 형법에서 없애버리겠다면 대한민국이 망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전날 ‘북한이 휴전선에다 도로를 끊고 개활지에 장벽을 쌓은 게 남쪽에서 탱크로 밀고 올라갈까 봐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북한 김정은의 대변인”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커피 원가를 120원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누구 속 터지게 하려고 커피 원가가 120원이라고 말하나”라며 “이래서 어떻게 자영업자를 살린다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김 후보는 이날 영등포구 쪽방촌을 방문해 시설을 점검했다. 주민들을 만나 자신의 명함을 건네며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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