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 구축함’ 기본설계… 합참서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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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자주국방을 넘어 세계로]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은 현존하는 국내 최신예 이지스함(세종대왕급, 정조대왕급)의 기본설계를 주관한 국내 유일의 조선사다. 1976년 대한민국 최초의 국산 전투함이었던 울산함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울산급 호위함 Batch-Ⅰ·Ⅱ·Ⅲ를 모두 건조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4년 말 해군에 인도한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1번함 정조대왕함의 시운전 모습.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4년 말 해군에 인도한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1번함 정조대왕함의 시운전 모습.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은 스텔스 기법이 적용된 4400t급 구축함(KDX-Ⅱ)을 건조한 데 이어 2007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7000t급 이지스 구축함(KDX-Ⅲ B-Ⅰ)의 자체 설계 및 건조에 성공했다. 이후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정조대왕함급(KDX-Ⅲ B-Ⅱ) 이지스 구축함까지 건조하며 수상함 분야 국내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조감도.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조감도.
압도적인 건조 실적을 기반으로 HD현대중공업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기본설계 또한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KDDX는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만 총 7조8000억 원에 달한다. 선체부터 전투 체계, 레이더 등 함정에 들어가는 모든 기술이 국내 기술로 이뤄지는 고난도 사업이다. HD현대중공업은 36개월간 KDDX 기본설계를 수행하며 합참으로부터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는 데 성공했다. KDDX 기본설계에는 미래 함정 8대 특화 기술을 비롯한 29개의 최신 함정 기술이 적용돼 우리 해군의 작전 능력을 대폭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의 함정 기술력에 대한 관심은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 분야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거점별 파트너십 체결, 현지 건조 체계 구축, 기술이전 패키지 표준화 등을 통해 페루,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등 권역별 해외 거점을 구축하는 ‘환태평양 벨트화 비전’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지난 1월 HD현대중공업은 페루 국영 시마조선소에서 페루에 수출하는 함정 3종(호위함, 원해경비함, 상륙함) 4척에 대한 공동 착공식을 갖고 건조에 돌입했다. 페루 해군의 핵심 전략 자산이 될 이 함정들은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으로 시마조선소의 시설을 활용해 현지에서 건조되며 HD현대중공업은 첨단 설계 기술과 조선 공정 노하우를 지원한다.

HD현대중공업이 페루로부터 수주한 3400t급 호위함(가운데), 2200t급 원해경비함(아래), 1400t급 상륙함의 조감도.
HD현대중공업이 페루로부터 수주한 3400t급 호위함(가운데), 2200t급 원해경비함(아래), 1400t급 상륙함의 조감도.
지난 3월에는 3200t급 필리핀 초계함 2번함인 ‘디에고 실랑함’을 성공적으로 진수했다. 필리핀 해군 현대화 사업은 대한민국 K-함정 수출의 성공 사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2013년부터 필리핀 정부는 해군의 전력 증강을 위해 다수의 함정을 확보하는 현대화 사업을 진행 중이며 HD현대중공업에 호위함 2척(2016년), 초계함 2척(2021년), 원해경비함 6척(2022년) 등 총 10척의 함정을 발주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까지 수주한 모든 함정을 조기에 인도하며 성능, 비용뿐만 아니라 납기일까지 세계적인 경쟁력을 입증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존 필린 미 해군성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과 함께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를 둘러보며 건조 중인 함정들을 소개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존 필린 미 해군성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과 함께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를 둘러보며 건조 중인 함정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 사례에 힘입어 자국 조선업 재건을 원하는 미국 역시 HD현대중공업에 꾸준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한미 조선산업 협력을 주제로 회담을 가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중공업과 미국 방산 조선사 헌팅턴잉걸스의 협력 사례를 소개하며 △공동 기술 개발 △선박 건조 협력 △기술 인력 양성 등 양국 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존 필린 미국 해군성 장관이 울산 HD현대중공업 본사를 방문해 글로벌 조선 선도 기업의 역량을 확인하기도 했다. 필린 장관은 세계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 등 함정을 건조하는 특수선 야드를 방문해 지난해 11월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해군에 인도한 ‘정조대왕함’에 직접 승선, 함장으로부터 성능과 첨단 작전 능력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HD현대는 미국 현지 방산 기업들과의 협력 또한 강화해 나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헌팅턴잉걸스는 미국 미시시피주에 미국 최대 수상함 건조 조선소인 잉걸스조선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미 해군이 최근 발주한 이지스 구축함의 3분의 2를 비롯해 대형 상륙함과 대형 경비함 전량을 건조하고 있다. 양 사는 각 사가 보유한 함정 건조 전문성과 역량을 결합해 선박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건조 비용과 납기를 개선하기 위한 노하우와 역량을 공유할 예정이다.

HD현대는 미국 AI 방산기업 안두릴인더스트리와 무인수상정(USV) 개발에도 나섰다. 지난달 HD현대는 안두릴과 서울 계동 현대빌딩에서 ‘무인수상정 개발 및 시장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HD현대는 AI 함정 자율화 기술을 개발하고 안두릴은 무인수상정들의 자율 임무 수행 체계 개발을 담당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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