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을 이용해 구축함을 끌어내는 장면을 포착한 위성사진. 에어버스 디펜스 앤 스페이스(Airbus Defence & Space) 위성사진 캡처
지난달 21일 북한 청진항에서 진수 도중 넘어진 5000t(톤)급 최현급 구축함이 최근 다시 바로 세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대형 장비 대신 인력과 부력 보조 장비를 동원해 복구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 NORTH(38노스)는 지난 2일 에어버스 디펜스 앤 스페이스(Airbus Defence & Space) 그룹이 촬영한 위성 영상을 인용해 “옆으로 누웠던 구축함이 똑바로 섰다”며 “복구 작업이 중요 진전을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2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선내 바닷물을 빼는 데 2~3일, 함선 측면 복구에 10여 일이 걸릴 것으로 보도한 바 있다.
■ 넘어진 구축함, 인력과 풍선으로 세워
인력으로 세워진 최현급 구축함 위성사진. 에어버스 디펜스 앤 스페이스(Airbus Defence & Space) 위성사진 캡처복구 과정은 수작업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38노스는 지난달 29일 촬영된 위성 사진에서 노동자들이 선박에 연결된 줄을 당기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특히 선박의 한쪽 면에 배치된 30여 개의 대형 풍선은 당초 침몰 방지용으로 추정됐으나, 실제로는 선박을 들어올리는 데 사용된 부양 장치로 확인됐다.
복구 과정에서 대형 크레인이나 드라이도크 같은 중장비 없이도 함선을 세운 것으로 보여, 북한이 제한된 인프라 속에서도 강제 동원 방식으로 문제를 처리한 정황이 드러났다.
■ 소나 손상 예상, 조선소 내 수리시설 없어 수리 난항예상
하지만 내부 손상은 여전히 불가피한 상황이다. 38노스는 위성 영상 분석 결과, 함선 선수에 장착된 소나(음파탐지기)가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나는 잠수함 탐지에 필수적인 장비로, 이를 수리하려면 선박을 완전히 물 밖으로 끌어내 대형 드라이도크 등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나 청진 조선소에는 대형 드라이도크 등 수리 설비가 부족해, 복구에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소나 수리 자체가 장기간 지연되거나 불완전하게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후 지난 2일 위성 영상에서는 최현급 구축함이 바로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바로 세운 선박의 선수가 여전히 진수 장치 위에 놓여 있는 것을 볼 때, 손상 부위인 선수를 우선 수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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