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 “방위비분담금, 기존 3항목 외 다른 비용 분담 논의도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24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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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윤 주한미국대사 대리가 1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암참 초청 특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24일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규정한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대해 “건설, 인건비, 군수비용 세 부문으로 구성되는데 다른 비용도 어떻게 분담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국방비 지출이 충분한지도 한미가 논의할 사안”이라고 했다.

윤 대사대리는 “다른 비용”이 무엇을 뜻하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군사건설·군수비용·인건비 등 SMA의 3개 지출 항목 외에 미국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포함한 ‘작전 지원비’ 항목 등을 신설해야 한다는 취지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당시 ‘작전 지원비’ 항목 신설을 주장하며 한국 정부 분담분의 대폭 증액을 요구한 바 있다.

● “주한미군, 주일미군 배치 문제도 논의대상 포함”

윤 대사대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열린 ‘한미 외교관계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사대리는 한·미 앞에 놓인 두 가지 도전 과제로 관세와 동맹 문제를 꼽으면서 “미국은 동맹을 현대화하고, 새로운 전략적 도전이나 지역적 이슈에 대해 논의하길 원한다”며 “워싱턴이 보는 가장 큰 전략적 경쟁자는 중국인데 이 지역에 있는 미국 자산이나 주한미군, 주일미군 배치(posture)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문제도 포함된다”고 했다.

윤 대사대리는 최근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이어 아시아 동맹을 상대로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올리라는 기준을 제시한 배경에 대해 “미국의 예산적자는 GDP의 6.5% 수준인데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한국의 GDP 규모인 1조 달러 정도가 국방비로 지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나 나토 등 전세계 동맹관계를 봤을 때 같은 목표를 위해 보다 공정하게(fairer) 방위비를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사대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협상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연동하는 ‘원스톱 쇼핑’을 시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관세, 투자, 방위비 협상들이 만약에 연관될 수도 있지만 서로 쉽게 섞이거나 어우러지지 않는 부분들도 있다”라며 “그런 많은 부분을 포함시키는 프레임워크가 있기를 바라고, 각각에 대해선 상세한 거래(deal)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사대리는 한미 앞에 놓인 또다른 도전 과제로 ‘관세’ 문제를 꼽으면서 “선거 전에는 그런얘기를 하기가 꽤 힘들었지만 미국 쪽의 기대는 ‘빨리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빨리 정상화하고 협상해야 여러 가지가 안정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비관세장벽’의 주요 사례로 구글과 애플의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이 과거 우리 정부에 의해 불허된 사례를 거론하며 “미국 측이 요구하는 것은 미국이 강점을 가진 디지털이나 농업 부문들에 있어 비관세장벽들을 최대한 제거해달라는 것”이라며 “그래야 무역 적자가 조금이라도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 “北, ‘합법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

윤 대사대리는 이날 북한에 대해서는 “핵을 보유하고 있지만 합법적 핵보유국(Legitimate nuclear weapon state)으로 인정할 수 없는 국가”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북한을 합법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no question)”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사대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는 “비핵화는 중요하고, 궁극적인 목표이지만 굉장히 어려운 목표”라며 “다만 초기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울 성격의 목표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협상 경험자로서 말하자면 첫만남 전부터 ‘비핵화 약속을 하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고 하면 북한은 ‘그럼 대화 안하겠다’고 나온다”라며 “협상의 시작으로서 전혀 현명하지 않은 접근”이라고 했다.

그는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1기 시절 끝내지 못한 숙제로 여기고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탱고를 추려면 두 명이 필요하고, 우리는 북한이 정말로 대화를 원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윤 대사대리는 최근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예상됐던 한미 정상회담이 불발된 것에 대해서는 “이란 문제를 비롯한 여러 국제적 위기 상황 때문이고 앞으로의 일정도 상당히 유동적”이라며 “제가 (대사대리로) 있는 동안 한미정상회담이 있을 것을 100%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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