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됐던 안철수 의원이 당 주류 지도부와의 이견을 밝히며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비대위에서 자신을 포함한 혁신위 인선을 발표한 데 대해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한다”며 “국민의힘 혁신 당대표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2025.07.07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7일 당 지도부의 인적 쇄신 거부와 합의 없는 혁신위원 인선에 반발하며 혁신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가 혁신위 구성을 발표한 지 15분 만이다. 6·3 대선 참패를 극복하고 보수 재건을 모색하기 위한 혁신위가 출범과 동시에 좌초되면서 국민의힘의 내홍이 격화될 조짐이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의 문을 열기도 전에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며 혁신위원장직에서 사퇴하고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안 의원의 사퇴 기자회견 직전 안 위원장을 포함한 혁신위 구성안을 의결했다.
안 의원은 “국민들께 혁신의 의지를 보여드리기 위해 먼저 최소한의 인적 청산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판단 아래 비대위와 수차례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의 수술 동의서에 끝까지 서명하지 않는 안일한 사람들을 지켜보며 참담함을 넘어 깊은 자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메스가 아니라 직접 칼을 들겠다”며 다음 달로 추진되는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안 의원은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대선 경선에서 강제 후보 교체 파동의 책임을 묻기 위해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에 대한 출당 등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이 혁신위원으로 추천한 박은식 전 비대위원과 이재영 전 의원 대신 다른 인사가 혁신위에 포함되자 전격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선 혁신위가 출범과 동시에 좌초되면서 혼란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도부는 혁신위 구성을 원점부터 재검토할 방침이다. 송 비대위원장은 “안타깝고 당혹스럽다”면서도 “(인적 쇄신 등) 모든 안건은 혁신위에서 논의해 결정을 내려주면 비대위가 최대한 거기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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