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참석 윤희숙 “쇄신 논의? 다구리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7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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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지도부 “도 지나쳐” 불쾌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07.17 서울=뉴시스

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17일 “그동안 당을 이끌어온 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절실하다”며 인적 쇄신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윤 위원장은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지도부와 혁신안에 대한 논의에 나섰으나 서로의 간극만 확인했다.

특히 이날 윤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 후 당 지도부를 겨냥해 “다구리”라는 표현까지 동원했고, 지도부는 “도가 지나치다”고 반발했다. 인적 쇄신 등 혁신안을 두고 당 지도부와 윤 위원장이 갈등을 빚으면서, 국민의힘 내홍이 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제가 실명을 거론한 것은 현재 국힘의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기 때문”이라며 “내란 프레임을 지금 확실하게 벗어나지 못하면, 앞으로 10년간 절대소수 야당으로 지리멸렬하거나 내란당이란 오명으로 공격받아 부서지는 길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2004년 차떼기로 당이 존폐의 위기에 처했을 때 당대표를 필두로 37명의 중진들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당을 소생시키고, 젊은 정치에 공간을 열어줬다”고도 강조했다. 과거 중진 불출마 사례를 거론하면서 중진들의 결단을 재차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위원장은 전날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나경원 윤상현 장동혁 의원을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이어 윤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회의에 참석했다. 비공개 비대위회의에서 윤 위원장은 송 비대위원장, 정점식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혁신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하지만 윤 위원장은 비대위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논의에 대해 “그냥 ‘다구리’라는 말로 요약하겠다”고 밝혔다. 다구리는 부랑배의 은어로 ‘몰매’를 이르는 말이다. 윤 위원장이 은어까지 사용하며 당 지도부와의 논의에 대한 불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위원장은 “어제 실명까지 언급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당에 책임지는 분이 없다는 것이 국민들 눈에 너무나 답답한 것”이라며 “반발이 없으면 혁신안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쇄신하려는 당의 노력이 없다고 느끼시는가’라는 질문에는 “오늘 비대위 안에서 느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반면 당 지도부는 윤 위원장의 ‘다구리’ 표현 등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어제 혁신위원들에게 확인해 보니까 누구와도 공유한 게 없었다”며 “본인이 개인 자격으로 (혁신위를) 대표한 것을 지적한 것인데 그것을 다구리라고 표현한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 시즌이고 화력을 집중해야 할 시기인데 굳이 왜 이 타이밍에 발표했느냐는 불만이 굉장히 많았다”며 “윤 위원장 본인 개인 의견이라고 이야기하고 말했으면 좋았을텐데 혁신위원장 자격으로 말한 것으로 비쳤다. 그런 부분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대변인은 또 송 비대위원장이 윤 위원장에게 “혁신위원들과 상의 없이 발표된 부분에 대해서는 당에 부담이 될 수 있지 않겠냐, 그런 부분을 이해해 달라는 말을 했다”고도 전했다.
#국민의힘#윤희숙#비대위#혁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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