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어게인’ 전한길 국힘 입당…“막을수 없어” “친길계 만드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7일 1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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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입당…윤희숙 ‘尹과 절연’ 강조 속 갈등 격화될 듯
정점식 “거부할 제도 없어” 박성훈 “생각 다르다고 막아서야”
김용태 “계엄 옹호세력 절연해야” 안철수 “尹 사라지니 친길계냐”

올해 4월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전한길 강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오른쪽). 사진 전한길뉴스
올해 4월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전한길 강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오른쪽). 사진 전한길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했던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가 당내 갈등의 핵으로 떠올랐다.

전 씨는 윤 전 대통령이 12·3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할 때 주장한 ‘부정선거론’를 지지했던 인물로, 대표적인 친윤(친 윤석열) 인사로 꼽힌다.

국민의힘 당내에서 가동 중인 ‘윤희숙표’ 혁신위원회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상황에서 전 씨의 입당 여부를 둘러싼 충돌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제작에 참여한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지난 5월 21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영화 관람을 마친 후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스1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제작에 참여한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지난 5월 21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영화 관람을 마친 후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스1
● “전한길 씨 입당 못 막아” vs “친윤계 모자라 친길계 만드나”

17일 국민의힘 정점식 사무총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씨는 지난달 9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 입당했다”며 “(중앙당에서) 입당을 거부할 수 있는 제도는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 씨는 본명으로 지난달 8일 온라인 입당을 신청했고 이튿날인 9일 입당이 완료됐다.

정 사무총장은 “온라인으로 입당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시도당으로 입당하기 때문에 해당 시도당에서 확인하고 먼저 논의가 이뤄져야 했을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생각이 일부 다르다고 해서 그분들의 입당을 막을 수도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전 씨는 지난 14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리셋코리아 국민운동본부’ 발대식 및 토론회에 참석해 “공식적으로 공개한다. 저도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했다”며 “선출직에 출마하지 않는다. 오직 보수 우파가 잘되도록 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현,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과 전한길 씨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긴급토론회 ‘무엇을 할 것인가? 자유공화 리셋코리아를 위하여’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윤상현,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과 전한길 씨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긴급토론회 ‘무엇을 할 것인가? 자유공화 리셋코리아를 위하여’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전 씨 입당과 관련해 국민의힘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원 가입을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 “개인의 목소리를 증폭하는 것이 정치인의 몫이고, 그 정치인들의 행위가 우리 당을 더 위태롭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은 윤 전 대통령 부부나 계몽령을 운운하며 계엄을 옹호하는 극단 세력과는 절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씨를 비롯한 계엄 옹호 세력의 국민의힘 입당은 안 된다”며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제가 알았다면 김계리 씨처럼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입당을 막았을 것”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맡았던 김계리 변호사는 국민의힘에 입당 신청했지만 보류된 상태로 확인됐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송언석 비대위원장도 우리 당이 계엄에 찬성하거나 옹호한 적 없다고 밝혔다”며 “그렇다면 전 씨를 즉각 출당하라. 극단적 정치세력과 절연하는 것이 국민보수를 재건하는 시작”이라고 촉구했다.

안철수 의원도 16일 페이스북에서 “윤 전 대통령이 사라지니 이젠 유튜브 강사를 내세워 ‘친길계’를 만들려 하느냐”며 “친길 당대표·원내대표로 당을 내란당, 계엄당, 윤 어게인(YOON Again)당으로 완전히 침몰시킬 생각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계엄군이 침입했던 국회에서 계엄을 옹호하고 윤 전 대통령의 복권을 외치는 사람들이 행사를 열고 참여하는 모습은 스스로를 ‘혁신의 대상’이라고 선언하는 꼴”이라며 “그렇게 윤 전 대통령의 정신을 기리고 싶다면 서울구치소 앞에서 행사를 여는 게 낫겠다”고 했다.

이는 최근 전 씨가 윤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함께했다면 대선에서 패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한 데 대한 지적으로 풀이된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지난 3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역사를 사랑하는 모임·다음세대부흥을 위한 청년연합회가 주최한 탄핵 반대 기자회견에 잠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지난 3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역사를 사랑하는 모임·다음세대부흥을 위한 청년연합회가 주최한 탄핵 반대 기자회견에 잠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 한국사 가르치다 ‘친윤’ 인사로

1970년생으로 올해 55세인 전 씨는 경북대 지리학과를 졸업해 1990년대 중반부터 강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의 인터뷰 및 유튜브 출연 영상 등에 따르면 그전에 막노동, 정수기 판매 아르바이트 등을 했다고 한다.

이후 강사로 이름을 알려 메가스터디 계열의 넥스트공무원에서 강의하다가 계엄이 터진 뒤 지난해 말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5월 강사 은퇴 공지를 올리기도 했다.

전 씨는 한 유튜브 영상에서 “국민한테 존경받고 돈도 잘 벌면서 살다가 올해 제 운명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비상계엄을 계기로 탄핵 정국 속에서 제 삶이 바뀌었다”고 했다. 이어 “최근 방송사 한 곳에서 잘렸다”며 “친구로부터 쓰레기라는 소리도 듣고 아내도 이혼하자고 하고 저를 존경한다던 수많은 제자로부터 실망했다는 말도 들었다. 주변 사람들과 연락도 끊겼다”고도 했다.

전 씨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옹호하며 핵심 측근으로 자리 잡은 인물로 꼽힌다.

그는 올해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와서 많이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후 같은 달 10일 ‘전한길 뉴스’에 윤 전 대통령, 윤상현 의원과 셋이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전날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다녀왔다. 윤 전 대통령이 이사를 앞두고, 감사와 위로의 뜻을 전하고자 저를 불러주신 자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끝내 지켜드리지 못한 미안함”이 있다고 언급하며 “제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고 했다.

전 씨는 지난 5월 21일 자신이 제작에 참여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에 윤 전 대통령을 초대했고, 윤 전 대통령은 실제 극장에서 이 영화를 관람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전직 한국사 학원 강사 전한길(오른쪽)이 지난 5월 21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앞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전직 한국사 학원 강사 전한길(오른쪽)이 지난 5월 21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앞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전한길#입당#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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