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7.17. 뉴시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17일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 교수가 21대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음모론을 제기한 데 대해 “어느 경우든 허위 사실이나 가짜뉴스를 가지고 선동하는 듯한 일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 여부와 관련해선 즉답을 피했다. 북한에 대해선 ‘주적’이란 표현 대신 “적으로 변할 수 있는 실존적인 위협”이라고 했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이 “탄 교수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우리 대선에 중국 공산당이 개입했다는 발언까지 하는 것을 외교부가 법무부와 협조해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자 조 후보자는 이같이 답했다. 모스 탄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한 인물로, 전날 윤 대통령과 접견하려고 했으나 내란 특검이 외부인 접견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무산됐다.
조 후보자는 “국내 정치활동을 할 수 없는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그런 일을 하는 것도 용납하기 어렵다”며 “관련 기관과 잘 협의해서 적절한 대응을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지낸 탄 교수는 지난달 미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대통령이 청소년 시절 강력범죄로 소년원에 수감됐었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 시민단체로부터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조 후보자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 여부를 묻자 “이 자리에서 확정적 답변을 드릴 수가 없다”고만 했다. 안 의원이 “(전승절에) 우리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대한민국 침략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며 ”참석하는 건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올해 80주년을 맞은 항일전쟁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대규모 군 열병식이 포함된 전승절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는 “충분히 고려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이 ”그때까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할 경우도 생각할 수 있지 않느냐“며 ”그런데도 만약에 전승절에 참여하게 되면 순서가 뒤바뀌게 된다. 외교적으로 어느 나라를 먼저 방문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것은 평생 외교 분야에서 일하셨으니까 아실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외교 순서가 뒤바뀌는)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단언했다.
조 후보자는 “북한을 ‘주적’으로 보느냐”는 국민의힘 김기웅 의원 질의에 ”북한은 우리에게 이중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적으로 변할 수 있는 급박하고 실존적인 위협“이라고 했다. 이어 “평화와 안전을 위해 대화해 나가야야 할 상대”라며 “적으로 변할 위협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북한은 주적이 아니라 위협“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도 ”주적이라는 표현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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